김홍일 27일 청문회… 증인·참고인 없이 진행되나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 3주 만
전문성 부족·재산증식 과정 논란
언론·시민단체, 지명 철회 촉구

  • 페이스북
  • 트위치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오는 27일 열린다. 지난 6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3주 만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일정의 인사청문 계획서를 의결했다. 다만 증인·참고인 출석과 관련해선 여야 간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이동관 전 위원장 때에 이어 증인·참고인 없는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홍일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대통령과의 친분을 비롯해 첫 검사 출신 방통위원장으로서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과 재산증식 과정에 대한 의혹 등이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인사청문요청안에서 김 후보자가 “과거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자수성가한 인물”임을 내세웠으나, 2013년 부산고검장에서 퇴직한 뒤 10년 동안 변호사 등으로 일하며 재산이 49억원 늘고 특히 본인 명의 예금만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전관예우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3일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권익위에 휴가를 내고 왔다고 말했다. /뉴시스


국민권익위원장 겸직 문제도 있다. 김홍일 후보자는 방통위원장에 지명된 지 2주가 지난 현재(19일 기준)까지도 여전히 권익위원장직을 유지 중이며, 19일에도 권익위원장 자격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지명 1주일 만인 지난 13일엔 권익위에 휴가를 내고 방통위 인사청문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적절한 시기에 (직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는데, 현직 권익위원장이 방통위 업무보고를 받는 상황이 ‘비정상’이란 비판이 많다.


이런 가운데 언론단체 등을 중심으로 김홍일 후보자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현업단체들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홍일 후보자 지명 철회를 공식 요구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말도 안 되는 ‘소년가장 자수성가’ 김홍일 지명을 철회하고, 지금까지 벌어진 이 언론장악 난장판에 대해서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홍일 지명은 언론장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오기이지만, 그 오기가 결국 이 권력을 망쳐놓고 말 것”이라며 “1년이 넘게 기자회견 한번 없이 일방독주 일방통행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더이상 언론인들의 요구를 무시하지 말고 공개 면담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언론현업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대통령과의 면담 요구안을 경찰을 통해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언론노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으로 구성된 ‘언론장악 저지 공동행동(준)’도 19일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동관이 쫓겨난 이유는 2인 체제로 합의제 기구로서의 정당성을 상실한 방통위를 제멋대로 좌우하며 언론에 대한 반헌법적 검열과 장악을 시도했기 때문”이라며 “방송의 비읍자(ㅂ)도, 통신의 티읕(ㅌ)자도 모르는 김홍일이 방통위에 들어 앉는 순간 저지르게 될 일들도 그와 다르지 않을 터”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광화문 광장과 온라인 등에서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에 돌입했다.


한편 김홍일 후보자는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동안 법조계와 공직을 거치면서 쌓아온 법률지식이나 규제와 관련된 여러 경험을 토대로 제게 맡겨진 직분을 성실하게 수행해서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전 위원장 체제에서 강행 추진된 ‘가짜뉴스’와 포털 규제 등의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반드시 규제라기보다 제게 맡겨진 역할을 성실히 그리고 정성껏 수행하겠다”고 원론적인 선에서 답했다. 그러면서 “절차를 거쳐서 임명된다면 방송과 통신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서 정말 성실히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