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임원이 처음으로 두 자릿수가 됐지만 다른 보직의 경우 변화가 없거나 되레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여성기자협회가 최근 발간한 <저널 W> 2023년 제32호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조사 대상 31개 언론사에서 여성 임원 수는 13명으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가 됐다. 여성 임원은 2021년엔 7명, 2022년엔 9명으로 10명 미만이었다. 각 사별로 보면 동아일보와 서울신문이 2명씩, 세계일보, 채널A, 파이낸셜뉴스 등 9개사가 1명씩이었다. 여성기자협회는 “더디지만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비율은 8.07%로 아직 한 자릿수다. 여전히 20개 회원사는 여성 임원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실장을 비롯해 부장, 팀장 등 다른 보직의 경우 예년에 비해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소폭 줄기도 했다. 여성 임원과 일부 중복되는 국·실·본부장의 경우 여성은 149명 중 19명(12.75%)으로 지난해(14.09%)보다 줄었고, 부국장/부본부장/부국장급 에디터의 경우에도 12.43%로, 지난해(12.72%)보다 비율이 감소했다. 언론사의 얼굴이자 가장 중요한 직책인 편집국장과 보도국장/본부장의 경우 여성 기자는 전무한, 충격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윗선에서의 여성 인력 정체는 그 아래 보직으로도 이어졌다. 에디터/부장/팀장의 경우 총 129명으로 지난해와 숫자와 비율(19.25%)이 똑같았고, 소규모 팀장의 경우 51명으로 지난해(47명)보다 미미하게 늘어난 정도에 그쳤다.
여성기자협회는 “여성 부장의 경우 서울신문이 지난해 53%(17명 중 9명)에 이어 올해 63%(16명 중 10명)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며 “이 밖에 국민일보, 연합뉴스TV, 이데일리, 중앙일보, 한겨레신문의 여성 부장 비율이 30%를 넘겼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 이상을 유지한 곳은 서울신문, 이데일리, 중앙일보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성 논설/해설위원은 27명으로 작년과 그 수가 같았다. 다만 전체 위원 수가 41명 줄어 비율은 12.27%에서 15.08%로 늘어났다. 특파원은 전체 숫자가 158명에서 152명으로 6명 준 가운데 여성 특파원 수는 42명에서 38명으로 줄어 비율 역시 26.28%에서 25.00%로 감소했다.
여성기자협회는 “언론사들이 경영난으로 일부 국실 인력을 감축하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2021년 이미 전체 언론인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를 넘겼고, 회원사 상당수가 수습기자의 절반을 여성 기자로 뽑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변화의 속도는 여전히 아쉽다. 힘든 때일수록 가야 할 길의 방향을 잃지 않도록 여성 기자들의 연대와 노력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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