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레전드’ 남현희가 깜짝 결혼을 발표했습니다. 예비 신랑은 미국에서 태어난 ‘재벌 3세’ 전청조. 두 사람은 한 여성지와의 인터뷰에서 “펜싱 교육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청조? 재벌 3세? 혼외자? 남자? IT사업? 승마? 펜싱? 교육사업? 그 무엇 하나 명쾌하지 않았습니다. 기시감이라고 할까요? 마치, 전준주(낸시랭 전 남편)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전청조를 수소문했습니다. 그에 대해 의심할 무렵, 피해자들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강화도, 제주도, 곤지암, 원주 등을 돌며 수십 명의 피해자를 만났습니다. 피해자들의 자료도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전청조는 상황에 따라 성별을 달리하고 수법을 바꿨습니다. 그런 그가 (이제) 남현희라는 ‘날개’까지 단 상황이었죠. 그 과정에서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에서 벌어진 끔찍한 성폭력 사건까지 알게 됐습니다.
전청조의 실체를 밝혀야 했습니다. 과거 범죄 기록을 확인, 그가 사기 전과자라는 사실을 먼저 알렸습니다. 이후, 신변잡기를 쫓는 대신 추가 범죄 혐의를 밝히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어, 남현희 조카(중2) 폭행 사실을 접했습니다. 미성년자 폭행 혐의를 고발했고요. 밀항 관련 통화 내용을 입수, 도주 우려를 알렸습니다. 이는 전청조 긴급체포로 이어졌습니다.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 성폭력 사건의 전말도 보도했습니다. 남현희는 이 성폭력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그는 전청조와 먹고 여행하고 쇼핑하며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펜싱 학원 피해 학생 학부모의 말이 잊히지 않습니다. “그래도 돈은 복구할 수 있지만 우리 딸의 상처는 치유가 될까요?”라는 말. 전청조의 실체와 남현희의 방관을 밝혀야 했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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