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동료와 이야기하다 요즘 20·30대 여성이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를 찾아다닌다고 들었습니다. “그냥 병원 가서 맞으면 되는 거 아닌가?” 물정 모르는 대답부터 나왔죠. 사실 병원 갈 일이 없다 보니 비급여 진료비 제도를 몰랐던 겁니다. 가다실9 가격이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다 보니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이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한 병원을 찾아다니기 위해 블로그 정보를 검색하고 가격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비급여 진료비를 이미 공개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의사 관련 단체 항의로 가격 비교가 어렵게 돼 취지와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데이터저널리즘의 역할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정부가 못하는 가격 공개를 언론이 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코드를 짜고 비급여 진료비 데이터 280만 건을 수집했습니다. 실태는 놀라웠습니다. 15분 떨어져 있는 거리에도 가격 차이는 16배, 20배, 100배까지 났거든요. 해당 병원을 찾아가 봐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9월 정부의 비급여진료비 정기조사를 앞두고 가격을 낮추는 행태를 꼬집은 것도 성과였습니다.
보도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 건 비급여 진료비를 비교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깐깐하게’였습니다. 이번 분석으로 얻으려 한 건 가격 정보공개였거든요. 기획부터 개발까지 6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지역과 비급여 항목만 선택하면 동네에서 가장 저렴한 병원을 찾을 수 있게 됐고요. 특히 매주 가격 정보를 심평원에서 가져와 업데이트하는 데 신경 썼습니다. 1회성으로 끝나는 인터랙티브가 아닌 앞으로도 계속 스브스프리미엄 마부작침팀은 투명한 비급여 진료비 공개를 위해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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