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권고사직 준하는 희망퇴직… 구성원 80명 내보내

[보도부문에선 기자 등 13명 퇴직]
응하지 않은 구성원 신규조직 발령
내부선 "사실상 대기발령"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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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권고사직에 준하는 강압적 방식의 희망퇴직을 진행해 80여명의 구성원을 내보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은 지난달 30일 노보를 통해 “JTBC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강행하면서 조합 추산 80명 가까운 구성원들을 내보냈다”며 “보도부문 내에서는 기자들 포함 총 13명이 희망퇴직 신청서에 서명하거나 구두로 사측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은 앞서 지난 10월24일부터 11월5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됐다. 다만 희망퇴직 접수 인원이 회사가 밝힌 목표치에 한참 미달하며 지난달 권고사직에 가까운 절차가 진행됐다. 노조는 “희망퇴직이 ‘희망한’ 사람들에 한하는 퇴직 절차가 아니었다”며 “이 절차를 밟은 임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측이 일부 직원들에게 ‘희망퇴직 절차에 응하는 게 좋지 않겠냐’며 무형, 유형의 압박을 가해왔다. 또 절차에 응하지 않으면 어떤 식의 불이익이 발생할지 설명하고 절차에 임하기를 종용한 경우가 많았다”고 비판했다.


노보에 따르면 희망퇴직 절차에 서명한 한 기자는 “인사팀에서 연락 와서 취재와 무관한 계열사로 발령 날 가능성 등을 언급하니 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며 “퇴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가 급작스럽게 서명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다른 기자도 “회사가 희망퇴직 절차를 작심하고 일부 기자들을 저성과자로 만들었다는 의구심이 든다”며 “모바일국 소속 선임기자들은 본인 자리에서 시도할 수 있는 취재와 코너 제작 등을 꾸준히 건의했지만 대부분 ‘킬’ 됐다. 이런 과정을 겪은 많은 선배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하게 됐는데, 당사자들은 결국 본인들을 내보내기 위한 밑그림이었다는 사실에 분개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JTBC가 지난달 21일 자로 경영지원실 산하 C-TF를 신설하고 일부 직원을 발령 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이날 직원 3명이 C-TF로 가게 됐는데, 희망퇴직 권유에 응하지 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내부에선 사실상의 대기발령 조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기자협회 JTBC지회는 지난달 24일 성명에서 “사직에 응하지 않았다가 알 수 없는 부서로 인사 발령이 난 동료도 있는데, 사실상의 퇴사 압박인 셈”이라며 “이 과정에서 조직원 개인뿐 아니라 우리 조직 자체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동료를 지키지 못했다는 무력감에 더해 다음 차례는 누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조직은 병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80여명의 인력이 JTBC를 떠나며 희망퇴직으로 인한 혼란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앞서 이수영 JTBC 대표이사는 지난 10월23일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200~250억원의 비용 절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급여 외 복리후생비, 4대 보험 등 전체를 계산하면 80명에서 100명을 줄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보도부문 내 인원이 단시간 내 크게 줄어들며 남은 기자들의 우려는 큰 상황이다. 희망퇴직 절차에 응한 기자를 포함해 보도부문에서만 올 한 해 18명의 인력이 감소했는데, 최근 회사가 모바일 강화 중심의 조직개편을 예고하며 더 많은 인력이 모바일국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뉴스가 부실해지고 보도의 질이 하락할 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JTBC 한 기자는 “보도국에서 인력을 빼 모바일국으로 새로 배치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기존보다 한 20%는 줄어든다고 봐야 될 것 같다”며 “최소 10명 이상은 넘어갈 테니 보도국에서 일하는 순 인원이 80명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아마 이번 주 내로 인사가 나고 11일부턴 새로 개편된 조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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