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가 2년 연속 사상 최대 적자를 낸 경영 실패의 책임 등을 물어 4일 김유열 사장 퇴진운동에 돌입했다. 지난달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나온 사측 교섭위원의 ‘단체협약 파기 및 파업 종용’ 발언에 대한 사장의 공개 사과 및 사측 교섭위원 전원 교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김유열 사장이 하루 뒤인 5일 임직원들에게 전하는 글을 통해 “현재의 비상경영, 그리고 임단협을 진행하면서 심려를 끼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도 “사장의 인사권은 경영권의 핵심으로 노사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어 향후 노조 투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EBS지부가 김유열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먼저 경영 위기의 가속화다. EBS지부는 4일 성명에서 “2022년 약 256억원, 2023년 약 300억원의 적자를 초래하며 2년 연속 EBS 사상 초유의 적자 경영을 한 사장. 김유열 사장이 사퇴해야 하는 이유는 이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장은 경영 실패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는커녕, 그 책임을 구성원에게 전가하고 무리한 희생을 강요하는 반(反)노동적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한 뒤 “신뢰와 소통을 중시해온 EBS의 조직문화를 단숨에 훼손시켰다”고도 비판했다.
성명에선 ‘독단’, ‘아집’, ‘독선’ 같이 불통(不通)을 뜻하는 단어가 반복해서 등장했다. 사장 퇴진운동이 비단 경영 실패에서 기인한 것만이 아님을 시사하는 것이다. EBS지부는 “김유열 사장 특유의 불통(不通) 리더십은 신뢰와 소통을 중시해온 EBS의 조직문화를 망가뜨렸다. 이러한 조직문화의 붕괴는 역설적이게도 3년 임기의 낙하산 사장에 의해서가 아니라, 30년간 ‘EBS인(人)’으로 살아온 사장 김유열이 초래한 것”이라고 탄식하며 “자진사퇴가 EBS 출신으로서 진정으로 이 회사를 위하는 마지막 길임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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