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이 성폭력 범죄를 다루는 기사에 피해 신고와 상담 번호 및 2차 피해 경고 문구를 기재하기로 했다. 사건 당사자 및 유사 성범죄를 겪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여성신문은 최근 이 같은 알림을 내고 성범죄 기사에 관련 문구를 넣기 시작했다. 문구는 피해 신고 및 상담 번호를 안내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하는 내용으로, 구체적으론 ‘폭력·성희롱 피해 신고는 경찰청(☎112), 상담은 여성긴급전화(☎지역번호+1366)를 통해 365일 24시간 지원받을 수 있다’, ‘뉴스 댓글란을 통해 성폭력·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모욕·비하 및 부정확한 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여성폭력방지법의 2차 피해 유발에 해당한다’이다. 여성신문은 “기사에 피해자 지원 정보를 포함하는 방침은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권고기준에 이은 두 번째 시도”라며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성범죄 사건들을 여성의 시선으로 재구성하고자 힘썼고, 올해 창간 35주년을 맞아 지금의 노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 그동안에도 기사 내 불필요한 성별 표기, 선정적인 제목·이미지 사용, 성범죄 가해자 변호 등을 지양하고 특히 아동이나 성폭력 피해자가 등장하는 기사는 당사자와의 협의 하에 기사 댓글을 닫는 등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취해왔다”고 밝혔다.
기사에 피해자 지원 정보를 담은 사례는 국내선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관련 제안은 있었지만 실제 이를 적용한 언론사는 없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는 올 초 발간한 ‘젠더보도 가이드라인’에서 성범죄 보도 시 피해자 지원 및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피해자 상담 번호와 지원 정보 및 댓글이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하나 여성신문 편집국장은 “여성신문이 지면을 통한 여성 운동으로 시작했고, 창간 준비서부터 ‘안동 주부 사건’ 등을 통해 피해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아왔다”며 “그 창간 이념을 살리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한 기자가 제안을 해 이번 시도를 하게 됐다. 현재는 온라인 기사가 나갈 때마다 안내 문구와 관련 이미지를 넣고 있고, SNS에 기사를 공유할 때도 그런 정보들을 같이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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