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권으로서 에너지복지를 위해 단순히 요금만 지원할 게 아니다’,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 소비 자체를 줄여야 한다’, ‘전력 소비는 수도권이 많은데 지방에 발전소를 지어 피해를 주기보다 분산발전을 해야 한다’, ‘전력시장 구조상 기업이 재생에너지만 골라 쓸 수 없는데도 한국전력공사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해 주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해와 올해 내놓은 기획보도의 주요 내용들이다. 기사만 봐서는 환경을 경제와 대립한다고 여기고 기후·환경 주제에 소극적이었던 경제신문 보도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에너지경제는 지난달 ‘기후에너지부’를 새로 만들었다. 부서명에 ‘기후’를 넣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치경제부에 속해 있던 기후에너지팀을 승격해 독립시킨 것이다. 김연숙 기후에너지부장은 부서를 만드는 과정이 ‘자연스러운 변화’였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이후 환경이 비용이 아니라는 인식 전환이 생겼다”며 “이때부터 기후와 에너지를 제대로 알기 위해 해외 취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는 2017년부터 매년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덴마크, 독일, 프랑스와 미국, 일본 등에서 생태도시나 재생에너지 현장을 취재해 왔다.
기후에너지팀에 있었던 오세영 기자도 “에너지를 중점적으로 다뤘던 매체이다 보니 오히려 환경의 중요성을 빨리 인지한 것 같다”며 “‘어떻게 에너지랑 환경이 같은 부서에서 다뤄질 수가 있냐, 모순 아니냐는 지적도 있겠지만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며 간부들이 구성원들을 설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느끼는 답답증도 있다. 기후·환경 분야는 갑론을박이 많다. 그만큼 무엇을 보도할지 판단도 어렵다. 정치권이 재생에너지를 지향하는 RE100은 외면하고 원자력 발전도 친환경에너지로 보는 CF100 도입에 매달린다고 지적했다가 전문가 발언을 빌려 CF100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하고, 지역 분산 발전으로 송전선로 건설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가 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해 당장 송전 설비를 늘려야 한다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물론 이런 문제는 다른 언론에도 일반적으로 드러난다. 지난해 언론재단이 발간한 <기후·환경저널리즘의 범주와 활성화 방안>을 보면 “일관성이 없는 것도 전문성 부족의 한 단면”으로 지적돼 있다. 상충하는 주장 속에 무엇이 진실에 가까운지 가려내기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함에도 산업계와 기후·환경을 동시에 다뤄야 하는 에너지경제 기자들은 치우치지 않으려 한다. 김 부장은 “누구 말이 맞는지 헷갈릴 때가 있어 고충이긴 하다”며 “정보를 포괄적으로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특정 집단이 아니라 대중의 이익이 뭔지 판단하면 명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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