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SSG 2군 '야구배트 폭행' 파문

[제397회 이달의 기자상] 정세영 문화일보 체육부 기자 / 전문보도부문(체육·레저)

정세영 문화일보 기자

“여기 2군 경기인데, SSG 선수들이 많이 안 왔네요.” 시작은 주말에 걸려 온 제보 전화 한 통이었습니다. KBO 홈페이지 내 퓨처스리그에 들어가 특이점을 확인했습니다. 7월8일 SSG 내야수 이거연 선수와 김건웅 선수, 7월9일엔 최상민 선수가 엔트리에서 빠졌습니다. 3명 모두 2군 주력 선수들이었습니다. 특별한 부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SSG 야구단을 취재했습니다. 그래서 진실에 다가가기는 다소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2군 선수단 내 집단 가혹 행위가 있었고, A 선수는 후배를 배트로 폭행했다.’ SSG 전신 SK 시절인 2020년 7월에도 2군에서 선배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가한 사건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습니다. 특히 3년 전 사건 때 신인급 선수였던 이들이 이번엔 가해자로 변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머리를 강하게 한 대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내적 갈등이 심했습니다. 14년 가까이 담당한 구단.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구단입니다. ‘그냥 모른 체하고 넘어갈까?’ 하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세상에 알려야 한다’였습니다. 3년 전 고 최숙현 사건으로 스포츠 인권의 중요성이 커졌고, 이후 단체 가혹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됐습니다. 폭력의 대물림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문화일보 체육면이 아닌 사회면에 기사가 나갔고, 1면에도 들어갔습니다. 기사의 파급력은 상당했습니다. 폭력을 행사한 선수는 퇴출당했고, SSG는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감출 수 있는 비밀은 없습니다. 스포츠 폭력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합니다. 폭력은 늘 있는 일이라는 잘못된 사고가 더는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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