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기자 155명이 직장 내 괴롭힘·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징계와 사내문화 개선책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노조도 해당 사안에 대해 별도 성명을 내어 “사측은 잘못된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30일 연합뉴스 사원급 기자 155명은 기명 성명을 발표해 “최근 일련의 사내 성폭력, 직장 내 괴롭힘 사안을 대하는 회사의 태도에 절망을 느낀다”고 했다. 또 “잘못된 사내 문화로 주니어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 것이 채 반년도 되지 않았다”며 “명백한 비위 행위마저 제대로 징계하지 못하는 회사의 모습에 경영진이 바른길을 가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근본부터 의심하게 된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연합뉴스 사측은 최근 팀 회식 자리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한 모 간부에 대해 징계 여부와 수위가 결정되기 전 인사 조치를 했다. 기자들은 성명에서 “회사는 대기발령도 아닌 부서이동을 밀어붙였다”며 “피해자와 회사 구성원을 모두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또 다른 사내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외부 노무법인까지 가해자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는데도 회사가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가해자를 감싸고 2차 가해를 방조하는 회사의 태도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도 지난달 26일 성명을 발표해 “노사 4명씩 총 8명으로 구성되는 ‘성희롱 및 괴롭힘 대책 특별위원회’가 조직문화 개선에 필요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성기홍 사장은 이를 정면으로 묵살했다”며 “노사 합의 끝에 불러들인 노무법인마저 보수적 기준으로도 적정선 이상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지만, 사장에게는 우이독경이었다”고 지적했다.
성기홍 연합뉴스 사장은 31일 임원 회의에서 “일부 간부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빚어지고, 사원들의 문제제기 성명이 이뤄지는 상황을 초래한 데 대해 사원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특히 위중한 성희롱과 괴롭힘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원칙으로 하고 가해자는 보직, 인사이동 등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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