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비판에… '바실회보 철회' 요구한 한경 편집국장

인센티브·지면 중심 업무 개편 등
로그인 콘텐츠 도입 후 요구 분출
편집국장 상호존중 제안에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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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기자들이 회사의 ‘디지털 전환’을 비판한 목소리가 담긴 ‘바실회보’가 편집국장으로부터 수정·철회 요구를 받으며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봉합은 됐지만 ‘로그인 전용 콘텐츠’ 도입 후 ‘디지털 인센티브’, ‘지면 중심 업무개편’ 등 분출하는 요구를 두고 갈등요소가 잠재한 상태다.


한국기자협회 한경지회와 한경바른언론실천위원회는 지난 17일 바실회보<사진>에서 박준동 편집국장이 아이디어 제안을 지시한 ‘부서별 한경닷컴 플랫폼 구축 혁신방안’과 관련해 기자들 우려를 담았다. 혁신안은 사이트 내 기사 카테고리에 세부 하위 카테고리를 만들어 소플랫폼을 강화하고, 기자들은 관련 온라인 기사만 쓰도록 한 취지로 설명됐다. 지면은 업로드 된 기사를 선별해 차장이 만들어 기자들 업무증가는 없다고 했지만 지면을 위한 2차 가공 등 “업무중복이 여전할 것”이고 “지면 중심 업무 프로세스부터 개편한 뒤 디지털 전환을 얘기해야 한다”는 기자들 비판이 주되게 담겼다.


바실회보에 대해 이날 편집국장이 곧장 입장을 밝혔다. 박 국장은 A4용지 3장에 걸친 반박글을 통해 “잘못된 내용을 상당히 담고 있으며, 일부는 악의적으로 표현돼 있다고 판단해 잘못된 내용 전체를 수정하거나, 아니면 바실회보 자체를 철회할 것을 바실위에 정식으로 그리고 공식으로 요구한다”며 18일 오후 6시를 마감시한으로 적시했다. ‘혁신안에 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표현에는 공동 설문조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후 바실위가 18일 “요구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는 입장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전례가 없었던” 행위를 비판하며 편집국 기자 노조원 183명을 대의한 바실위원들 의견에 이런 요구를 한 데 “편집국 기자 전체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적었다.


19일 편집국장이 노조에 상호 존중과 건설적인 협의를 제안하며 갈등은 일단락됐다. 편집국장은 혁신안 최종안을 사장 보고, 계열사와 협의 등을 거쳐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최근 본격화된 기자들의 ‘디지털 보상체계 마련’, ‘업무 조정’ 등 요구는 해소되지 않으며 갈등의 불씨는 잠재해 있다. 그간 회사 디지털 전략에 대한 불만이 지난 6월 ‘로그인 전용 콘텐츠’ 시행 후 기자들 업무량 증가와 더불어 확산돼 왔다. 특히 지난달 말 편집국 워크숍에선 관심이 컸던 디지털 인센티브에 편집국장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해결된 요구는 없던 가운데 회사 지시가 다시 나오며 이번 사태 배경이 됐다.

한경 한 바실위원은 “인센티브나 지면 중심 업무개편 등은 결국 사장이 결정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라며 “해소된 건 없는 만큼 최종안과 회사 설명을 지켜보려 한다”고 했다. 이어 “연임 후 사장이 편집국장을 1년씩만 시키고 계열사 대표로 보낸다고 해왔는데 그 결과 사장 입김은 세졌고 편집국장 권한은 약화된 듯 싶다. 국장의 감정적 대응이 있었지만 근본적으론 경영진 책임이라 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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