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LG트윈스가 최근 29년만에 우승을 확정지으며 지난 4일자 스포츠서울 종이신문이 품절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소식이 1면에 담긴 지면<사진>을 구하려는 야구팬들이 쇄도해서다. 매체는 2000부를 추가 제작해 배포하는 등 이례적인 현상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스포츠서울은 지난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홈경기에서 LG트윈스 선수단 사진과 1990·1994년 우승 당시 1면 지면이 담긴 특별판 1000부, 지난 4일자 신문 1000부 등을 선착순 2000명에게 무료 배포한다고 알렸다. 매체는 지난 4일자 1면에 기사를 싣고 선수 사진과 정규시즌 우승 소식을 담았다. 상당 스포츠지 1면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소식이 담긴 상황. ‘쌍둥이’ 팬들 관심은 해당 지면에 쏠렸고, 편의점과 버스터미널에서 허탕을 쳤다거나 웃돈을 주고 구하겠다는 중고판매 사이트 게시글이 잇따랐다.
배우근 스포츠서울 스포츠부장은 5일 통화에서 “담당 기자와 제게 신문을 구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았고, 회사로 찾아와 무료로 신문을 받아간 팬들도 있어서 논의 끝에 특별판 등을 제작해 무상 배포하기로 했다”면서 “MZ세대에겐 익숙지 않겠지만 특유의 질감, 촉감이 있는 종이신문이 사람들에게 소장하고픈 ‘굿즈’로 인식된 게 반갑기도 하다. 오프라인 매체가 위축된 상황인데 신문을 만드는 입장에선 사명의식을 고취하는 계기도 됐다”고 했다.
종이신문 구독이 대폭 줄어든 시기 이례적인 현상이다. 특히 젊은층이 앞다퉈 스포츠신문을 가판에서 사가는 풍경은 현재 거의 실종된 모습에 가깝다. 지난해 SSG랜더스 통합우승 당시 비슷한 일을 겪었는데 스포츠서울은 분석 기사에서 “그날 신문은 한 번 찍어내면 다시 찍지 않아 소장욕을 부른다. 이른바 한정판인 것”이라며 종이신문이 ‘굿즈’로 수용되는 현상을 비중있게 다뤘다. 매체는 지난해 SSG의 우승 후 사연공모를 받고 50명을 선정해 지면을 무료 배송했던 이벤트를 올해 한국시리즈 후에도 예정하며 적극 대응에 나선 분위기다. 1면만 따로 A3 사이즈 액자에 담은 ‘굿즈’도 고민하고 있다.
LG트윈스 출입기자인 윤세호 스포츠서울 기자는 “LG팬에겐 29년이 한맺힌 긴 시간이었고, 생전 첫 응원팀의 우승 경험일 수 있는데 (폼절)요인 아닐까”라며 “1994년 우승 당시 1면을 최근 SNS에 올리기도 했는데, 신문이 친숙한 시기였던 만큼 당시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신문지면이 그 연결고리가 되는 게 반갑게 느껴진다”고 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