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2인 체제’의 방송통신위원회가 김기중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해임했다. 방통위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임명한 김성근 이사의 직무는 정지됐다.
방통위는 지난 18일 회의를 열고 방문진 야권 추천 이사인 김기중 이사 해임안을 의결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뤄진 다섯 번째 공영방송 이사 해임이다. 해임안 의결에 앞서 김기중 이사가 이상인 부위원장이 해임안 의결에 참여하는 것에 낸 기피신청은 각하했다.
방통위는 △김기중 이사는 MBC의 최다출자자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서 독립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MBC 특별감사 업무에 참여해 MBC 감사 업무의 공정성을 저해하고 독립성을 침해했으며 △MBC 사장 선임과정에 대한 부실한 검증 및 MBC 사장에 대한 부실한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해태하여 방문진과 MBC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는 등 방문진 이사로서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김기중 이사는 이날 방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가) 해임 처분을 강행한 것은 방통위원장의 법적 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이사는 곧바로 해임 취소 소송과 해임 처분에 대한 효력 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임명한 김성근 이사의 직무는 정지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정용석 부장판사)는 이날 권 이사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방문진 보궐이사 임명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김 이사는 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됐다. 권 이사장은 방통위가 자신을 해임하고 지난달 28일 김성근 전 MBC 인프라본부장을 보궐이사로 임명하자 방통위를 상대로 김성근 이사 임명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한 바 있다.
김성근 이사 직무 정지와 김기중 이사 해임으로 방문진 여야 구도는 3대5로 바뀌었다. 권 이사장은 지난 11일 해임처분 집행정지가 인용돼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권태선 이사장 해임처분 집행정지에 이어 법원의 보궐이사 임명처분 효력정지 결정은 방통위의 무법적 방송장악 움직임에 법적 심판을 내린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동관 방통위는 김기중 이사를 추가 해임하는 등 방송장악을 위한 폭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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