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이나 일터에서 ‘가기 싫다’, ‘집에 가고 싶다’고 되뇐 적이 있는 이라면 공감할 책이다. 저자는 그때마다 책으로, 읽는 행위로 도피했는데 위로를 줬던 활자들에 대해 남긴 기록이 이 결과물. 총 5부에 걸쳐 책은 고전에 가까운 10여권 책들을 등장시키며 일종의 책 리뷰로서 정체성을 드러낸다. 다만 일의 고통, 대인관계, 인정욕구, 매너리즘, 일의 끝과 시작이란 각 챕터 성격에서 보듯 이는 평론이라기보단 ‘일’과 관련된 키워드를 매개로 작품 속 인물, 사건을 고유한 관점, 주관적 입장으로 다시 바라본 에세이 성격이 더 크다. 독서가 생을 구원 하거나 노동의 근원적인 시련적 속성을 없애주진 못하지만 고통의 정체를 면밀히 살피고, 나만의 문제가 아니란 사실을 깨닫는 건 위로가 된다. 책을 보고 나면 일의 버거움을 상쇄해주는 가방 속 ‘책 한 권’의 무게가 괜히 든든하게 느껴진다. 파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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