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비극…교권이 사라졌다> 보도는 믿기 어려운 제보에서 시작됐습니다. 단순 사건사고로 보기에는 교실이라는 장소의 상징적 의미가 컸습니다. 선생님들이 학생에게 맞고, 무고하게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던 공교육 현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한폭탄과도 같았습니다. 서이초 선생님의 비극은 교권 붕괴의 정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린 교사 한 명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최초보도 이후 서이초에는 전국에서 보내온 근조화환이 이어졌습니다. 선생님들은 ‘나는 곧 당신’이라 연대하며 거리에 나왔습니다. 7주 연속 수만 명의 선생님들이 주말을 포기하고 여름 아스팔트 위에 나와 검은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의 요구는 단 하나, ‘잘 가르칠 권리를 달라’입니다.
선생님들의 외침에 교육당국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실이 나서 교권 보호를 위한 고시 제정을 지시했습니다.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현장 교사들을 만나 교권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다양한 교원단체가 한목소리로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비극이 있고 나서야 변화가 일어나는 현실이 아쉽습니다. 정부는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무너진 교권과 공교육 현장을 굳건히 세우기를 바랍니다. 국가 발전의 핵심은 미래 세대 양성입니다. 교권 없는 교실에 양질의 교육은 없습니다.
마음이 무거운 상입니다. 어린 나이에 세상을 등질 정도로 고통스러우셨을 서이초 선생님. 그곳에서는 세상의 모든 수고를 내려놓고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교권 회복 등 공교육 정상화의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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