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공교육 현실 조명하는 픽션 연재… 시민단체·작가 협업

미니픽션 '슬픈 경쟁, 아픈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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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제도와 공교육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일들이 최근 잇따라 벌어진 가운데 한겨레가 시민단체,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교육 현실을 조명하는 ‘픽션’ 연재를 선보이며 이목이 집중된다.


한겨레는 지난달 30일자 지면(23면)과 온라인을 통해 장강명 작가가 쓴 미니픽션 <킬러 문항 킬러 킬러>를 공개했다. 격주마다 픽션으로 사회 문제를 조명하는 10회 연재 ‘슬픈 경쟁, 아픈 교실’의 첫 화로, 향후 정진영, 주원규, 한은형, 최영, 정아은, 지영, 염기원, 서윤빈, 서유미 작가의 작품이 예정돼 있다.

한겨레는 수학능력시험 ‘킬러문항 배제’ 논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 사건을 거론, “이런 문제들의 바탕에는 승자독식 사회의 그림자를 그대로 담고 있는 대한민국 교육현장” “갈수록 (중략) 번성하는 사교육이 존재한다”는 연재 배경을 전했다. 교육 문제를 다룬 기고·기사는 많지만 자사 기자의 기획이 아니라 외부 연속 기고로, 특히 ‘픽션’으로 특정 사안을 조명하는 언론의 시도는 찾기 어려웠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작가 10인, 한겨레가 손잡은 협업으로 독특한 연재가 시작됐다. 지난해 ‘경쟁교육 제로’ 캠페인을 진행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올해 “대중이 접하기 쉬운 방식”을 고민하다 스토리텔링을 떠올렸고 장강명 작가와 접촉을 진행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지난 1일 통화에서 “그간 작품에서 저희와 접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무작정 올해 초 기획서와 단편 제안을 보냈는데 응해줬고 여러 시선이 낫지 않냐며 동인 활동을 하는 작가 등의 참여 의사도 알아봐주며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대중과 만나기 위해 매체가 필요하다고 봤고, 이 과정에서 한겨레가 제안에 응하며 7월 초부터 본격 3자 협업 구도가 성사됐다. 기고를 담당하는 오피니언부를 중심으로 수십 차례 이메일이 오가며 작가 10인이 결정됐고, 한 달여 세부 논의를 거쳐 신문 1개 지면에 들어가는 200자 원고지 18~19매 분량, 작가별 소재 배분, 순서 등이 정해졌다.
이순혁 한겨레 오피니언부장은 “사회 구석구석 보이지 않는 다종다양한 노동자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는 ‘6411의 목소리’ 연재 접근방식을 장 작가가 좋게 평가하며 새로운 제안을 줬는데 화자는 다르지만 해볼 수 있는 방식이라 봤다”면서 “사교육 기획은 언론에 없지 않았지만 (소설로) 새롭게 환기할 수 있겠다 싶었다. 단발적 사건 소비 후 몸체라 할 사교육 전체 현실은 잊혀지는데 본질을 논의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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