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는 9월1일 온라인 뉴스법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기술 기업이 플랫폼에 공유된 뉴스 콘텐츠 비용을 언론사에 지급하는 것이다. 구글은 법안을 ‘링크세’라고 비판하며 규정이 발효되면 자사 플랫폼에서 뉴스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는 이미 지난달부터 플랫폼에서 뉴스 링크와 공유를 적극 차단하고 있다. 이런 결과로 캐나다 소셜 미디어는 국내 및 해외 모든 뉴스 링크가 차단된 뉴스 사막 상태다.
기술 기업들이 뉴스를 차단하겠다는 주장이 허풍에 불과하고 머지않아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라고 말했던 사람들은 당황하고 있다. 예상과 다르게 캐나다 미디어 환경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는 메타가 뉴스 링크를 차단함에 따라 트래픽 감소나 수익 악화와 같은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구글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면 더 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뉴스 생태계를 살리겠다는 기대와 달리 온라인 뉴스법으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수익은 전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뉴스법으로 인해 독자 확보를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던 소규모 독립 언론이 더 큰 타격을 받았다. 현재 상황을 받아들인 일부 캐나다 언론은 웹이나 이메일을 통해 독자들이 기사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지만, 모두가 패자가 되는 선택이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언론사는 새로운 뉴스 유통경로를 확보해야 했고, 플랫폼을 활용해서 뉴스 링크를 찾던 개인도 피해를 보았다. 캐나다 사례는 플랫폼과 언론 사이 균형을 맞추는 정책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국내 뉴스 유통환경은 캐나다와 다르게 포털 의존도가 높다. 그렇기에 ‘포스트 포털’을 언급하는 언론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외치는 구호와 달리 언론사의 규모와 유형에 따라 상황은 복잡하다. 예를 들면, 여전히 네이버 뉴스 제휴에 사활을 거는 중소규모 언론사들은 네이버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운영이 중지되고 신규 언론사 입점이 기약을 알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검색 제휴를 통해 기사가 노출되는 지역 언론사들은 가짜 뉴스를 언급하며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정부가 중소규모 언론사의 노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걱정한다.
포털에 노출되지 않으면 트래픽이 발생하기 어려운 국내 뉴스 환경에서 포털에 입점하거나 제휴하지 못한 영세한 독립 언론이나 지역신문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는 포털 제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이른 시일 내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포털과 언론사의 균형을 맞추고 언론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는 제도나 규제를 바라기에는 포털 뉴스라는 공간이 이미 불공정과 이념 편향에 관한 정파적 논란으로 뒤덮여 있다.
며칠 전 한 지역 언론사가 커뮤니티에 현 상황에 대한 글을 올리며 후원이나 소셜 미디어 구독을 요청하는 글을 보았다. 포털을 통해 독자를 만나기 힘든 상황에서 독자들과 직접 관계를 만들려는 노력이었다. 캐나다 사례는 국내와 다르지만, 플랫폼이 뉴스를 차단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독자에게 다가가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준다. 포털의 트래픽은 끊기 힘든 유혹이지만 포털에 의존할수록 언론사의 체질은 점차 나빠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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