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79% "윤 대통령, 국정수행 잘못하고 있다"
[2023 기자 여론조사] 국정수행 평가
자신을 '중도'라 밝힌 기자 중
대통령 국정수행 호평 15% 뿐
수신료 분리징수 과정 대해선
기자 53.7% "잘못했다" 응답
취임 2년차인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수행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기자협회보가 한국기자협회 창립 59주년을 맞아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기자 994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7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79.1%가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45.1%였고 ‘잘못하는 편이다’는 34%였다. 반면 ‘잘하고 있다’는 의견은 16.5%였다. ‘잘하는 편이다’ 13.5%, ‘매우 잘하고 있다’ 3%로 집계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4%였다.
기자들 정치 성향에 따라 국정수행 평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보수’ 성향 기자들에서 48.5%였지만, ‘진보’ 성향 기자들에선 1.6%에 불과했다. 자신을 ‘중도’라고 밝힌 기자들도 15%만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호평했다. 오차 범위 내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수 성향에서만 긍정 평가(48.5%)가 부정 평가(46.2%)를 앞질렀다.
직위별로는 평기자부터 국장/국장대우에 이르기까지 부정 평가가 70%대에서 80%대 초반으로 고르게 나타났다. 다만 연령별로 살펴보면 차이가 있었다.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0대에서 83.5%로 가장 높았고, 20대 82.1%, 40대 81.6%, 30대 78.6% 순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에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0%로 다른 연령대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분야별 정책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자들은 5점 척도로 각 정책에 점수를 줬는데, ‘공직자 인사’는 평균 1.55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음으로 ‘노동·사회·복지 정책’은 1.78점, ‘교육 정책’은 1.86점, ‘외교·대북 정책’은 1.96점, ‘경제정책(경제 일반·부동산 등)’은 유일한 2점대인 2.04점을 받았다.
정부가 올해 추진한 정책 가운데 언론계와 직결된 것 중 하나는 수신료 분리징수였다. 정부는 KBS와 EBS의 공적 재원인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을 지난달 12일 공포·시행했다. 온라인 찬반투표 방식의 여론조사부터 시행까지 4개월이 걸렸다. 기자들에게 ‘정부의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더니 53.7%가 ‘잘못했다’고 응답했다. ‘잘했다’는 의견은 35.4%였고 ‘잘 모르겠다’는 10.9%였다.
이 사안 역시 정치 성향별로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진보 기자들의 76.9%는 ‘추진 과정이 잘못됐다’고 했지만, 보수 기자들 중에선 18.9%만 그렇게 답했다. 기자들의 근무지역에 따른 응답도 다소 차이가 있었다.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과정이 잘못됐다’는 응답은 전라권에서 72.4%로 가장 높았다. 충청권(60%)도 높은 편이었고, 서울(53.3%)과 강원(50%)은 평균치와 인접했다. 경상권(47.8%)과 제주(46.2%), 경기/인천(43.1%)은 낮은 편이었다.
기자들의 53.6%는 ‘수신료 분리징수가 언론계를 포함한 우리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32.9%였고 ‘잘 모르겠다’는 13.5%였다. 이 문항의 긍정·부정 판단은 분리징수 추진 과정에 대한 의견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신료 분리징수의 사회적 여파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533명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복수응답) 73%가 ‘공영방송의 공적 역할 위축(사회적 소수자 목소리 반영, 국제방송, 재난방송 등)’을 꼽았다. ‘공영방송 제도 취지 훼손’ 57%, ‘언론통제 우려에 따른 불안감 조성’ 54.4%, ‘공영방송의 상업화로 언론 광고시장 왜곡’ 53.1%, ‘분리징수 시행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으로 세금·KBS 재원 낭비’ 45%, ‘구성원 고용 불안 야기’ 16.9% 등의 순서로 나왔다.
반대로 긍정 평가를 내린 327명은 ‘공영방송 방만 경영 해소’(73.4%)를 가장 큰 이유로 선정했다. 이어서 ‘수신료 재원 낭비 방지’ 45%, ‘수신료에 대한 관심과 권리의식 향상’ 36.1%, ‘공영방송 공정성 강화’ 34.6%, ‘국민 불편 해소’ 27.5%, ‘공영방송 제도 재정립’ 26% 등이 언급됐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기자협회보가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한국기자협회 소속 회원 1만1136명 가운데 문자 발송에 성공한 1만77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7일까지 모바일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 참여자는 994명으로 응답률은 9.2%이며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는 ±3.11%포인트다. 이번 조사에선 회원들이 속한 언론사 유형과 지역별 비중을 반영해 응답자가 고르게 분포됐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회원별 집계가 어려운 성별과 직급 항목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1년 전국 언론인 20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의 언론인> 결과·할당치와 비교했다.
이번 조사 응답자 성별은 남성 67.5%, 여성 32.5%로 언론재단 조사 결과(남성 68%·여성 32%)와 유사했다. 직위별 분포는 국장/국장대우 5.7%, 부국장/부국장대우 6.4%, 부장/부장대우 12.5%, 차장/차장대우 21.0%, 평기자 53.3%, 기타 1.0%다. 넓혀 보면 부장대우 이상이 24.6%, 차장 이하가 74.3%로 이 역시 언론재단 조사 할당치(부장대우 이상 20%, 차장대우 이하 80%)와 비슷했다.
언론사 유형은 전국종합일간지 18.9%(실제 회원 비중 16%), 지역종합일간지 23.6%(20.8%), 경제일간지 18.0%(14.9%), 뉴스통신사 8.4%(9.2%), 서울소재 지상파방송사 4.2%(5.9%), 지역소재 지상파방송사 4.1%(6.3%), 종편채널/보도채널 6.1%(8.8%), 경제방송사/케이블채널 1.4%(1.4%), 인터넷언론사 9.9%(8.4%), 라디오방송사 1.8%(2.1%), 영문/스포츠/전문/주간/월간 등 기타 3.5%(6.1%)로 집계됐다.
현 근무지를 기준으로 응답자의 지역별 분포는 서울 65.7%(실제 회원 비중 70%), 지역 34.3%(30%)다. 지역권에선 경기/인천 5.8%(4.6%), 경상권 11.4%(9.2%), 전라권 7.6%(7.5%), 충청권 5.5%(4.6%), 강원 2.6%(2.1%), 제주 1.3%(1.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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