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20) 나는 최병화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정식종목인 하이다이빙은 아파트 10층 높이인 27m(여자선수는 20m) 플랫폼에서 물속으로 뛰어내리는 극한의 스포츠다. 플랫폼에서 발을 뗀 순간부터 수면까지 걸리는 시간은 3초. 수면과 몸이 맞닿을 때 속도는 시속 90㎞에 달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뛰어내린다. 서른한 살의 최병화는 국내에서 유일한 하이다이버이자 세계선수권 하이다이빙에 출전한 첫 한국 선수다. 지난달 30일 막을 내린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해 23명 중 2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국내엔 제대로 된 훈련장도 갖춰져 있지 않고 코치도, 동료도 없이 홀로 대회에 출전해 어쩌면 뻔한 결과였지만 그는 특유의 유쾌한 모습으로 대회 자체를 즐기는 듯했다. 실제로 그의 몸에는 근대 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의 ‘올림픽 정신’ 내용이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SNS를 찾았다. 사진에 남겨진 수많은 응원과 격려 댓글 중 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쓴 글 하나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것 같았다.


“국내에서 1등보단 세계에서 23등이 낫다. 니가 언제 꼴등해보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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