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해진 특보… '방송자막 위에 재난문자' 아이디어도
[몇 해째 물난리 겪으며 학습 효과]
KBS, 41회 걸쳐 1900분 특보 송출
MBC, 재난방송 전용스튜디오 신설
강한 비 예고됐던 지난 14일 전후로
언론사들, 특보체제 전환·현장투입
지난 닷새간 전국에 내린 폭우로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특히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진 중부권에 피해가 컸다. 이번 장마철 폭우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2011년(78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주요 방송사들은 호우특보가 전국으로 확대된 지난 13일부터 특보체제를 가동해 예보, 피해 상황과 원인 분석, 복구 현장 등을 전하고 있다.
장맛비가 거세지기 시작한 건 지난 13일부터다. 행정안전부는 오후 8시30분을 기해 위기 경보 수준을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높이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재난방송 주관사인 KBS는 이날 오후 7시부터 뉴스특보 체제에 돌입해 집중호우 대응에 나섰다. 같은 날 MBC와 SBS도 뉴스특보를 편성해 실시간 장맛비 상황과 피해 예방에 집중했다.
성재호 KBS 통합뉴스룸국장은 “13일부터 16일까지 41회에 걸쳐 1900분간 특보를 내보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는 밤새 불안한 상황이 이어져서 새벽 정파 시간대에도 특보를 진행했다”며 “그동안 체계화해온 재난방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예방, 정확한 피해 상황 전달과 재발 방지, 복구와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 촉구 등 3가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도채널인 YTN과 연합뉴스TV는 14일까지 뉴스프로그램별로 부분 특보를 하다가 15일부터 전면 특보로 전환했다. 15일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괴산댐 월류, 예천 산사태 등 그야말로 ‘물폭탄’이 쏟아진 지역에서 큰 피해가 발생한 날이다. 신지홍 연합뉴스TV 보도국장은 “전면 특보로 들어가면서 정치 대담이나 특집제작물처럼 폭우 피해와 무관한 방송은 모두 제외했다”며 “사실상 모든 시간대가 폭우 특보다. 24시간 재난방송이라는 생각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사 특보체제는 어느덧 닷새 넘게 이어지고 있다. 종료 시점은 향후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이 기간 특보를 보면 방송사마다 보다 효과적이고 차별화한 재난방송을 하려는 고민이 엿보인다. 유투권 YTN 보도국장은 “이번 특보부터 지방자치단체 등이 발송하는 재난문자를 화면상 자막 바로 위에 실시간 송출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했다”며 “보도국 인력을 최대한 동원한 상태다. 피해 규모나 강수 상황을 지켜보며 특보 종료 시점을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BS는 재난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피해 예방과 솔루션 제시를 강화했다. 우상욱 SBS 보도국장은 “현장 상황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이런 일이 왜 벌어졌는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옳은지 전문가와 기자들이 솔루션을 제시하는 부분을 더 많이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MBC는 이달 초 본격 가동한 재난방송센터를 활용해 주목도를 높였다. 재난방송 전용 스튜디오 신설과 함께 재난 전문가 16명을 재난자문위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임영서 MBC 뉴스룸국장은 “공영성을 담보하는 핵심적인 보도가 재난·안전이라고 생각해 그동안 특별히 준비해 왔다”며 “재난안전 보도에서 기자들이 열심히 뛰는 것이 중요하지만,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전문가를 발굴하고 TV로 나오도록 하는 게 저희의 핵심 역할이라고 본다. 이런 시스템을 앞으로 활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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