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 고 김상택 화백과 김용민 화백이 연재한 만평을 대체불가토큰(NFT) 카드로 지난 4일 출시했다. 경향신문에서 자사 콘텐츠를 NFT로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래됐지만 지금도 의미 있는 과거 자료를 발굴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려는 시도다.
경향신문이 선보인 NFT카드는 ‘한국정치 평행이론’을 주제로 한 <心 vs 心>, <꼬리 자르기>, <과거 없는 미래> 등 3개 시리즈다. 고 김상택 화백이 지난 1988년부터 10년간 경향신문에 연재한 ‘김상택 만평’과 1999년부터 김용민 화백이 연재 중인 ‘그림마당’에 실린 한국 정치가 평행이론인 듯한 장면을 한눈에 담았다.
첫 편 <心 vs 心>은 당심과 민심을 무시하고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당 대표를 낙점한 1995년 민자당과 2023년 국민의힘을 풍자한 작품이다. 두 번째 <꼬리 자르기>는 1993년 예비군 훈련장 폭발 사망사고 당시 군 수뇌부는 모습을 감춘 채 실무자들만 구속된 일, 2022년 이태원 참사 후 행정안전부 장관과 서울시장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고 용산구청장 등 관계자 24명을 검찰에 송치하며 수사를 마무리한 사건을 꼬집은 만평이다. 세 번째 작품 <과거 없는 미래>는 일본 정부의 과거사 책임 회피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번 NFT카드 출시는 경향신문과 블록체인 기업 딜라이트엑스의 업무협약으로 이뤄졌다. 딜라이트엑스가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 ‘메타플립’ 앱에서 NFT카드를 구매하면 실물 굿즈를 받아볼 수 있다. 시리즈당 10장 한정으로 4일부터 한 달간 판매된다. 가격은 장당 10만원이다.
김정근 경향신문 미디어전략실장은 “과거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가 상대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만평에 NFT 기술을 적용해 재가공했다”며 “첫 시도인 만큼 시장에 내놨을 때의 반응과 어떤 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실험 성격이다. 향후 다른 콘텐츠에도 적용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