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주식당은 경상도식 추어탕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노포(老鋪)다. 대구 동성로 뒷골목 전통 한옥을 개조한 상주식당은 고풍스러운 멋을 잘 간직하고 있다. 상주식당 추어탕의 매력은 경상도식 추어탕이 가진 깔끔한 맛 그 자체다. 달콤한 배추와 갈아 넣은 미꾸라지, 마늘, 집간장으로만 맛을 냈다. 초기에는 소곱창을 3~4점 넣어 영양보충을 하도록 했으나 요즘에는 소고기 사태살을 갈아 넣어 영양가를 높였다. 배추는 얼갈이배추로 고랭지 배추만 쓴다. 미꾸라지도 당연히 최상급 국내산이다.
추어탕과 밥, 양념김치, 백김치, 제피가루, 다진 풋고추가 상차림의 전부다. 양념김치는 경상도식 추어탕과 딱 어울리는 김치 맛이다. 추어탕과 조화가 그만인, 요즘은 맛보기 어려운 정갈한 맛이다. 물김치 또한 옛 시골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담백한 맛이다. 추어탕, 양념김치, 백김치의 조화가 환상이다.
변하지 않은 맛에 단골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도 입소문이나 평일에는 손님의 절반 이상이 외지인이고, 휴일이나 연휴가 되면 전국 각지에서 온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상주식당은 현 차상남 사장(77)의 어머니 천대겸 여사가 상주에 살다가 1957년 대구 중구 봉산동(현 통신골목)에 ‘상주집’을 열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에는 겨울에는 곰탕, 봄에는 육개장, 여름에는 닭개장, 가을에는 추어탕을 파는 선술집 형태였다. 그러나 주변에 비슷한 음식을 파는 식당이 많아 잘하는 것 하나만 하자고 해서 추어탕을 단일 메뉴로 내놓기 시작했다. 이후 자식들이 자라면서 술파는 것이 교육에 좋지 않아 음식만 팔기로 해 지금의 추어탕 단일 메뉴가 자리 잡았다.
손님에게 최상의 음식을 대접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차상남은 추어탕에 맞는 좋은 배추를 구하기 어려운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4개월은 아예 문을 닫는다. 영업시간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새벽부터 손수 음식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한 그릇에 1만2000원.
※‘기슐랭 가이드’ 참여하기
▲대상: 한국기자협회 소속 현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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