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내 돈을 주고 사고 싶지는 않다. 뉴스도 브로콜리와 같다. 과거에는 뉴스 기사를 단품으로 구매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모든 독자는 신문이라는 코스 요리를 주문했고 브로콜리가 포함된 요리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 이후 다양한 단품 요리가 등장했다. 정치인의 유튜브, 독서토론 팟캐스트, 연예인의 인스타그램 같은 단품 요리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보기에 언론사의 코스 요리는 너무 비쌌다. 언론사는 더 이상 코스 요리를 판매할 수 없게 되면서 수익이 점차 나빠졌다.
언론사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구독이었다. 많은 사람이 뉴스 유료화는 말도 안 되는 시도라고 보았지만 뉴욕타임스나 파이낸셜타임스 같은 프리미엄 언론사는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소규모 언론사가 이런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둘째는 규모 확장이었다. 온라인 광고의 가격은 저렴하지만, 더 많은 이용자에게 노출한다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았다. 온라인 감각을 가지고 바이럴 콘텐츠를 기획해 소셜 플랫폼에 공유하는 버즈피드와 같은 언론사가 대표적이었다. 지난주 버즈피드는 뉴스 부문 폐업을 발표했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도 비용을 충당할 만큼 충분한 수익을 확보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두 가지 방식 모두 언론사가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닐 수 있다. 뉴스의 사회문화적 중요성과 비즈니스 가치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 최근 호주나 캐나다에서 논의하는 규제는 언론이 가지는 중요성을 인식한 일종의 보조금 지급안이다. 캐나다 온라인 뉴스법은 플랫폼의 뉴스콘텐츠 비용 지급을 강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뉴스미디어 업계는 기술 기업이 정당한 대가를 내지 않고 활용한 뉴스로 인해 업계가 입은 재정적 타격을 만회할 규제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메타 플랫폼즈는 플랫폼에 게시되는 링크나 콘텐츠에 대한 비용 지급을 강제하는 입법에 반대하여 캐나다에서 페이스북을 포함한 자사 서비스 뉴스 공유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링크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주장은 논쟁의 여지가 있고 비합리적인 주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식당 리뷰를 작성한 언론사가 식당에 비용을 지급하라는 주장과 유사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뉴스의 사회적인 가치와 변화하는 온라인 환경은 이러한 주장이 함께 고민해볼 만한 내용이라는 사실을 환기해준다. 인공지능 챗봇에서 오늘의 뉴스를 요약해달라고 요청하면 링크 없이 10분짜리 요약본으로 뉴스를 정리해주는 시기가 곧 오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에 언론사는 어떻게 뉴스 기사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을까?
이미 미국의 유명 커뮤니티인 스택 오버플로(Stack Overflow)와 레딧(Reddit)은 인공지능 학습을 위해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업에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인공지능 챗봇 학습에 활용하는 웹 데이터 분석 결과 뉴스 및 미디어 분야가 전체 범주의 3위를 차지했으며, 유명 뉴스미디어 다수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 주요 뉴스미디어는 챗지피티(ChatGPT) 학습에 포함된 언론사 명단이 확인되자 뉴스 무단 활용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뉴스 지형을 바꾸어놓은 것처럼 인공지능이 다시 한 번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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