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비상임이사들 'KBS 기자 해외연수 취소' 이의 제기

"정식 안건 상정 필요" 주장에
재단 측 "가능 여부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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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비상임이사들이 언론재단의 해외연수자 선발 취소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언론재단은 비상임이사들의 문제 제기를 이사회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언론재단은 지난 17일 이사회 월례 회의를 개최했다. 언론재단 이사진은 이사장을 포함한 상임이사 4명과 언론단체장 등의 비상임이사 5명, 비상임감사 1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비상임이사들은 관련 규정 없이 이뤄진 해외연수 선발 취소 문제를 지적하며 정식 안건 상정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11일 언론재단은 ‘2023년 언론인 해외장기연수자’로 선정한 5명 가운데 범기영 KBS 기자에게 선발 취소를 통보했다. 범 기자가 지난달 16일 한일 정상회담 환영 행사를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오보를 낸 점을 문제 삼았다. 당시 범 기자는 “일장기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이 경례했다. 일본 의장대가 태극기를 들고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발언했으나, 사실과 달랐다. 이후 범 기자와 KBS는 “화면상에 일장기만 보여 상황 설명에 착오가 있었다”며 사과했다.


언론재단은 해외연수자 선발 이후 ‘일장기 오보 사건’을 접해 뒤늦게 취소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언론재단엔 연수자 선발 취소나 재심사를 명시한 규정은 없다. 언론재단 임원진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 사건에 대한 심의신청이 접수된 것과 범 기자가 KBS 사내 징계를 받은 점을 들어 자체적으로 선발 취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방심위 심의신청은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과 국민의힘 미디어국이 접수한 것뿐이고, 현재 심의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범 기자는 KBS 내부에서 정식 징계가 아닌 편성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날 언론재단 이사회에 참석한 한 비상임이사는 “이 사안을 두고 오랜 시간 발언이 이어졌다”며 “재단 임원진이 규정도 없이 자의적으로 판단한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상임이사는 “이번 회의에선 정식 안건으로 논의한 것이 아니라 비상임이사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이라며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취소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안건 상정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완수 언론재단 이사장은 선발 취소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표 이사장은 지난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절차상 문제와 취소의 정당성 문제를 지적하자 “(단순)오보라고 일반화하기엔 문제가 있다. 흔한 일이 아닌 한일 양국의 정상회담이었기 때문에 오보와 실수의 내용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 이사장은 “범 기자는 ‘극단적 정치 갈등 속에서 토론의 가치와 앵커의 역할’을 1년 동안 연구하겠다고 했는데, 바로 (범 기자의 오보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며 “그런 실수를 범한 분에게 공적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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