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모두의 바다로 오염수가 온다

[제390회 이달의 기자상]
박장군 국민일보 이슈&탐사팀 기자 /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박장군 국민일보 기자

먹어도 될까. 안전할까. 믿어도 될까. 정부는 그렇다는데 어느 것 하나 말끔히 해소되지 않는 물음들이었습니다. 과학적인 분석과 명확한 해법보다 “괜찮겠지”라는 안도와 막연한 불안이 분별없이 뒤섞였습니다. 전문가들조차 그랬습니다.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그저 바라봐야만 하는 한국사회의 한 단면입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이 수수께끼가 취재팀을 움직였습니다.


국민일보 이슈&탐사팀은 원전 사고 이후 12년간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실효성과 허점을 검증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해양수산부가 사고 직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동일본대지진 및 오염수와 관련해 생산, 접수한 공문 401개 중 125개를 확보했습니다. 이 중 70개는 비공개 문건으로 정부의 내밀한 입장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선박평형수를 통해 국내에 유입된 오염수의 전수기록도 입수했습니다. 사전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등 미공개 정보가 포함된 문건입니다.


전문용어와 일본어가 뒤섞인 수백 페이지의 문건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이를 실제 이뤄진 조치들과 비교·대조했습니다. 지금도 오염수를 실어나르고 있는 선원과 해운회사 간부, 어민을 만나 책상머리와 현장이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파고들었습니다. “오염수를 원천 봉쇄해왔다”는 정부의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보도 이후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습니다. 정부는 선박에 실린 오염수의 교환조치를 의무화하고, 그 여부도 직접 검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방사능 오염 여부도 전수조사하겠다고 합니다. 과학적인 잣대로 계속 추적 보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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