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점은 기자 개인의 경험이었습니다. 요양병원을 알아보던 중 일부 병원에서 “생활에 보태 쓰라고 현금을 주겠다”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현금 페이백’으로 암 환자를 유혹하는 병원들이 있다는 제보들이 있었습니다.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일명 암 환우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해당 사실을 파악해 본격적인 취재에 돌입했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전국에서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격리된 요양병원에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기승을 부린 각종 불법 행태에 관한 것입니다. 제보자 모두 똑같은 단어를 되풀이했습니다. ‘공공연한 비밀’. 암 환자 페이백은 업계에서는 만연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겁니다. 보도 직후, 전국 각지의 요양병원이 크게 동요했습니다. 제보에 따르면 불법 환자 유치에 가담한 환자들이 퇴원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랐고,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병원에서는 페이백을 요구하는 환자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불법 행위에 동조했다는 고백도 이어졌습니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보도 직후 해당 병원들에 대한 엄단을 촉구하고, 신고센터를 만들어 불법 사례를 취합해 수사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생명보험협회는 전국의 보험사기 특별조사(SIU)팀과 각종 불법, 탈법 행위에 대해 분석하기로 했습니다.
암 환자 페이백은 잘못된 의료정책과 비정상적인 과당경쟁의 의료시장이 만들어 낸 불법적인 관행입니다. 잘못된 의료정책과 불법을 방조하는 의료시장 구조는 결국 돈을 쫓는 의료 서비스 편중으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이번 보도는 시작일 뿐입니다. 의료시장 정상화를 향해 문제점을 파헤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재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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