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과 씨네21이 드라마·영화 작가 인터뷰로만 이뤄진 통권호 기획을 함께 선보였다. 성격이 다른 매체 간 협업의 측면에서, 주간지가 단일 이슈로 잡지 한 권을 통째로 채운 드문 시도를 지속 및 확장하는 사례로서 시사점을 남긴다.
지난달 중순 한겨레21(1454호)과 씨네21(1397호)은 드라마·영화 작가 22명의 인터뷰만으로 꾸려진 통권호를 내놨다. 내용은 같고 표지·내지 디자인은 다른 이중 커버의 잡지가 양 매체에서 각각 나왔다. 한겨레21로선 단일 이슈로 잡지 하나를 내는 주제별 통권호 8번째, 작가 기획(‘21 WRITERS’)으론 소설가, 비문학 분야 작가 이후 3번째다. 씨네21로선 창간 이래 첫 도전이었다. 지난해 10월 첫 제안이 나왔고 ‘잡지’ 미래에 대한 공통 고민, 섭외·업무부담 축소 등이 고려되며 올해 협업이 본격 추진됐다.
이주현 씨네21 편집장은 “종이잡지 살 길을 고민하며 내부에서도 ‘원 이슈 특집호’ 얘기가 나오던 차 제안이 와서 옳다구나 했다”며 “특히 섭외에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고 실제론 절반가량씩 맡게 됐다”고 말했다. 황예랑 한겨레 미디어전략실장(당시 한겨레21 편집장)은 “앞선 작가 기획 후 드라마·영화 작가 역시 구상했는데 계열사이자 전문성을 갖춘 씨네21과 공동작업을 떠올렸다”며 “섭외력과 전문지 필진·기자들의 힘을 확인했고 이전 인터뷰보다 저희 부담은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섭외 마무리 시점 양희승 작가가 박해영 작가를 섭외해주며 21명을 인터뷰해온 ‘21 WRITERS’ 기획이 ‘22 WRITERS’가 되는 등 좌충우돌도 있었다. ‘절반씩 쓰면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교열 기준, 사진 및 글 스타일이 달라 조율이 필요했고, 휴간호 없는 제작으로 업무량이 늘어난 측면도 있었다. 현재 씨네21 해당호는 품절 됐다. 한겨레21 앞선 작가 기획은 완판 또는 온라인 서점 판매 상위권을 차지한 바 있다.
황 실장은 “정기구독자 중 드라마에 관심 없는 분도 있는데 통권으로 다루는 게 맞냐는 말도 있다”면서 “단행본처럼 잡지에 담긴 이야기를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분에게 가닿을 구매 의사와 관련된 시도이자 잡지의 미래와 연관된 도전으로 이해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편집장은 “이중 커버의 두 잡지가 굿즈처럼 와닿는 느낌도 있었던 것 같다”며 “창간 이래 첫 시도에 긍정적인 평이 오며 내부적으로 만족도가 있다. 영화인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나오는데 1년에 한번 씩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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