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선배들의 오랜 맛집은 실패하는 법이 없다. 해장과 동시에 가볍게 반주를 곁들일 수 있는 국물 요리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회사에서 가까운 거리. 이러한 요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애주가 선배들의 맛집, 바로 서울역과 숙대입구역 사이에 있는 금강산이다(동명의 프랜차이즈 감자탕집과는 다른 곳이니 유의해야 한다).
처음 입구에 들어서면 온 사방에 가득한 유명인의 사인들이 눈에 띈다. 방송 영상 캡처도 벽에 잔뜩 붙어있다. 처음엔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자세히 둘러보면 따뜻한 노포 분위기가 난다.
메뉴는 한마디로 ‘묵은지 파티’다. 묵은지감자탕, 묵은지생삼겹, 묵은지생고기찜, 홍어사시미, 청국장, 팥칼국수 등. 묵은지와 함께 요리하면 맛있을 메뉴들로만 구성돼 있다. 모든 요리의 베이스는 묵은지이고, 나머지 재료들은 거드는 역할을 한다. 전남 강진에서 직접 담가 3년 숙성한 묵은지를 사용한다고 한다.
추천 메뉴는 묵은지감자탕이다. 일반적인 감자탕과는 다르다. ‘맵칼’한 김치찌개에 감자 뼈(돼지 등뼈)가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밥에 감자탕을 쓱싹쓱싹 비벼 먹으면 그냥 김치찌개와는 또 다르다.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격도 저렴하다. 3명이 방문했다면 묵은지감자탕 중짜를 주문하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중짜는 4만원, 대짜는 4만5000원이다. 혹시나 부족하다면 마지막에 우거지와 라면 사리를 추가하면 된다.
밑반찬도 모두 오랫동안 숙성되어 푹 익은 남도식 김치다. 갓김치, 배추김치, 오이무침, 파김치, 깍두기, 깻잎장아찌 등이 한 테이블에 깔린다. 일주일에 몇 번은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떡볶이를 반찬으로 제공한다.
회사 선배들의 속을 풀어주는 따뜻한 식당이자 로컬맛집이다. 종종 대기 줄이 있을 수 있으니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안 그래도 인기 많은 식당을 또 소개했다고 회사 선배들에게 한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다.
※‘기슐랭 가이드’ 참여하기
▲대상: 한국기자협회 소속 현직 기자.
▲내용: 본인이 추천하는 맛집에 대한 내용을 200자 원고지 5매 분량으로 기술.
▲접수: 이메일 taste@journalist.or.kr(기자 본인 소속·연락처, 소개할 음식 사진 1장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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