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05) 개나리와 북극곰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봄이 왔습니다. 조용히 햇살을 끌어온 봄이 이제 4월인데 벌써 여름에게 바통을 넘기려나 봅니다. 겨울이 지나 산과 들에 꽃이 피고 초록잎이 돋아나는 것을 보면 반가운 일이지만, 봄옷을 꺼내기가 무섭게 여름옷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올해 서울 벚꽃은 3월25일에 정식으로 개화했다고 합니다. 지난해(4월4일)보다 10일 빨라졌고, 평년(4월8일)보다 14일이나 일찍 피었습니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 상태로 계속될 경우 2041~2060년에는 봄꽃 개화시기가 2주 이상 앞당겨질 전망입니다.


3월23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응봉산 개나리축제도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겨졌습니다. 개나리 숲을 달리는 아이는 이제 막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새 학기를 맞았습니다. 기후위기는 팬데믹 보다도 먼저 우리에게 와 있습니다. 깨끗한 지구는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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