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 언론사들에서 잇따라 임금 인상 ‘훈풍’이 불고 있다. 인상 자체는 기자들에 반가울 소식이지만 최근 극심한 인력유출이 배경으로 거론되는 만큼 지역언론 위기의 일면을 드러낸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15일자 광주전남기자협회보(협회보)에 따르면 전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해당 지역 다수 언론에선 임금 인상 소식이 나오고 있다. 협회보는 “대다수 지역 언론사가 ‘정액 방식’ 임금 인상을 택한 가운데 평균 임금 인상률은 8% 안팎으로 나타났다”며 “지역언론계가 분위기 전환을 맞고 있다”고 적었다.
실제 10여개 지역신문·방송·통신사의 임단협 진행상황과 결과 등을 담은 ‘광주·전남 언론사 임금 인상 ‘훈풍’’기사엔 이런 흐름이 담겼다. 최근 임단협을 마무리한 A신문사는 정액방식 임금인상에 합의하며 임금총액을 올렸다. 정률로 환산 시 전년 대비 7%가 늘어난 셈이다. B신문사 노사 역시 올해 직급별로 정액을 올리는 임금 인상안(평균 8.8% 인상에 해당)에 서명했다.
방송사와 통신사에선 정률 인상이 많았는데, I통신사는 모든 직원에 대한 본봉 5%인상을 확정했고, L방송사는 2021년 연말협상안을 유지하되 4월 급여일 전 지난해 영업이익 3분의 1을 모든 직원에게 지급하는 상여금 제도에 합의했다. 별개로 K방송사 노사는 지난해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올해 상반기부터 격주 금요일 4.5일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인상 자체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고금리, 고물가란 시대 배경을 고려하면 이번 임협 결과도 아쉽다는 목소리가 지역에서 나온다. 특히 이례적인 지역언론 전반의 임금 인상 배경으로 빈번한 인력유출에 대응한 조치였다는 평가가 나오며 고민을 남긴다. 광주전남기자협회 관계자는 “원가에 물가까지 올라 임금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코로나19의 여파가 이어지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임금 인상이 이뤄진 건 지난해와 올해 기자들의 극심한 이·퇴직 때문”이라며 “날로 격화되는 근로환경의 실상, 인력유출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측면을 고려하면 이 결과를 마냥 만족하고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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