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주<사진> 한겨레 기자는 콘텐츠총괄 및 편집국장 직무대행 업무를 마치고 현재 대법원 기자실로 출퇴근하고 있다. 박현 뉴스룸국장이 취임한 이후 지난 21일 법조팀장으로 인사가 났기 때문이다. 정은주 법조팀장은 당초 팀장이 아닌 법조팀 기자에 자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성한용·이제훈·임석규 기자 등의 사례처럼 편집국장 임기를 마친 기자가 취재 현장으로 돌아가는 건 한겨레에선 더 이상 특별한 일은 아니다. 다만 전 편집국 간부가 법조기자 시절 친분이 있던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와 거액의 금전거래를 한 이른바 ‘김만배 돈거래 사태’를 겪은 이후 한겨레가 법조 취재·보도 관행 개선을 강조한 상황에서 정 팀장이 법조팀에 자원한 배경에 눈길을 끈다.
박현 뉴스룸국장은 “김만배 금전거래 사건을 계기로 독자들이 한겨레의 법조 보도에 불신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고, 한국 언론의 검찰 중심 취재와 보도 관행에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이번 법조팀장 인사에 대해 “정 팀장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세 차례, 총 6년간 법원 4년 검찰 2년을 취재했고 법조 전문성을 갖춘 기자다. 한겨레21 편집장, 콘텐츠총괄 및 편집국장 대행 등을 두루 거치며 저널리즘 원칙이라는 큰 틀에서 사안을 판단하고 보도할 수 있는 역량을 검증받았다”며 법조팀장 등 현장 기자들과 긴밀히 소통해 공판 중심 법조 보도를 시도하려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팀장이 마지막으로 법조를 출입했던 때는 2010년이다. 13년 만에 법조에 출입하며 그는 확 달라진 취재 현장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정 팀장은 콘텐츠총괄을 하고 나서 현장에 돌아가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는 “법조 취재·보도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기회가 왔을 때 여러 실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실험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10개 중에서 9개는 실패할 텐데 그걸 후배들에게 하라고 시키는 대신 제가 현장에 와서 넘어지고 헤매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오며 깜짝 놀란 게 이렇게까지 취재원을 만나기가 힘들어졌나 싶다. 그만큼 취재 현장이 정말 달라졌는데 너무 쉽게 선배들이 (법조 취재 개선을) 얘기한다고 후배들이 느낄 것 같다”며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그 안에서 어떤 시도가 가능한 건지 후배들과 같이 고민해보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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