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사 영상화? 기자들 갈아넣는 '제2창간' 뉴스토마토

기자들, 마감한 기사 매일 편집
업무 부담 늘어 다음날 취재 지장

편집국장 "방향성 계속 설득할 것"
사내 의견수렴 절차 부족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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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가 최근 ‘제2창간’을 선언하며 지면과 디지털에서 여러 새 시도를 선보였지만 기자들에게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감한 글 기사를 매일 영상뉴스로 만드는 일이 추가되며 업무부담 증가, 취재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것. 특히 이 과정에서 구성원과 사전협의가 충분치 않았고 의견표명을 할 기구, 절차 부족의 부작용도 드러난 만큼 사내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개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뉴스토마토는 지난달 6일 사고<사진>에서 제2창간을 선언하고 뉴스레터 등을 통해 ‘타블로이드판으로 판형 전환’, ‘기사량 축소’, ‘문어체 대신 구어체(경어체) 사용’, ‘데스크 실명 책임제 도입’ 등 혁신 내용을 밝혔다. 특히 “모든 기사를 동영상으로 제작할 예정”이란 방향에 따라 기사 말미에 QR 코드를 붙여 관련 영상뉴스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현재 뉴스토마토 신문 전체 32개면 중 오피니언과 광고면을 뺀 지면엔 반드시 1개 이상의 QR코드가 삽입돼 유튜브 채널로 연결을 유도하는 상태다. 해당 영상 다수는 취재기자들이 직접 편집했다. 그동안에도 영상촬영, 원고작성, 녹음은 해왔지만 이젠 PD가 해온 영상편집까지 기자가 맡게 된 것. 지난달 28일 정광섭 뉴스토마토 대표는 ‘영상 퍼스트’ 방침을 전하며 하루 평균 1건 발제 기사에 대해 기자들이 직접 제작하는 시스템을 제시했고 단기간 안착을 위한 전문인력 지원, 기자 교육, 영상 DB정비 등 계획을 밝혔다.


상당 기자들에게선 당장 업무부담 증가, 기사 품질저하 우려가 나온다. A 기자는 “업무부담이 당연히 늘었다. 기사 쓰고 편집을 하면 하루가 다 가고 아무 것도 못하는 오후 6시~6시30분이다. 다음날 오전엔 기사를 쓰고 취재원도 만나야 하니 집에 가서 발제를 찾고 결국 편집 시간만큼 업무가 늘어난다. 익숙지 않으면 회사로 들어가 나머지 공부하듯 늦게까지 편집을 한다”고 했다. 이어 “영상으로 가는 방향성은 동의하지만 현재 방식이 합리적인지 모르겠다. 편집을 위해 기사 마감을 서두르는데 글과 영상 퀄리티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B 기자는 “취재원을 만나거나 발제 준비를 할 시간에 1~2시간을 편집에 쓰면 타격이 크다. 다음날 기사 준비를 못했다는 후배들 말이 나오고 영상이 될 발제를 찾아야 하니 발제가 단순해지는 문제도 있다. 이게 쌓이면 영상 강화를 하려다 기사 퀄리티가 떨어지는, 의도와 반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개편 취지는 이해가 되고 일 하기 싫다는 게 아니다. 영상 조회수 자체가 많지 않은데 일단 만드는 게 회사에, 기자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란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제2창간’에 준하는 혁신 과정에 의견수렴이 부족했던 지점은 이번 건을 넘어 과제로 남는다. 지난 1월 회사는 설명회를 열었지만 “기자들이 직접 제작하는 영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고 이후 사측의 일방 선언이 있었다. 구성원과 사전협의를 할 기구, 장치, 절차, 경험이 부재하고 노동조합도 없는 사내 여건에서 반발은 ‘지라시’ 등 형태로 언론사 밖에서 표출됐다. 올해 기자 4명이 조용히 퇴사한 조직 분위기를 이 맥락에서 보는 시선도 나온다.


C 기자는 “부서별로 할당된 영상 수, 기자들 업무 강도가 늘어났지만 회사는 예전부터 멀티미디어 활용을 강조해왔고 기조가 바뀐 건 아니다. 사전에 설명이 많이 부족했고 급작스럽게 진행됐는데 적어도 기자들이 받아들일 과정이 있었다면 저항감은 훨씬 덜 했을 것”이라고 했다. B 기자는 “이거 때문에 관둔 건 아닐지라도 여러 변화에 기자들 동요는 있을 수 있는데 그게 ‘지라시’로 나왔다. 노조가 없고 사내 의견표명에 한계가 있는 현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안에서 불만을 말하기보다 이직을 준비하고 말없이 사표를 내는 상황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회사는 기자들의 반응을 일종의 ‘혁신통(痛)’으로 보고 지속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김기성 편집국장은 13일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달라진 소비 패턴에 대응해 소비자와 접점을 넓힐 영상을 무시할 수 없었고, 이에 생산 패턴도 바꾸는 방향성을 추진하는 과정의 진통으로 봐주길 바란다”며 “속보나 중계성 보도는 지양하고 기자들에겐 1일1발제, 필요하면 2~3일도 상관없으니 우리만의 기사로 리딩하자는 목적이고 기사가 돋보이게 영상도 더해 이 방향을 선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펜 기자 인식이 강하다보니 관성, 저항을 우려했고 실제 진통이 있는 상황”이라며 “자기 글에 대한 영상편집은 기자가 나을 수 있고 PD들은 익숙지 않은 기자를 코칭하되 차후엔 ‘고퀄’ 편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견수렴 부족에 대해선 “때론 전체 숙의가 필요하지만 때론 결단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설명과 동의를 얻을 의무가 제게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 방향성을 설득·설명하는 과정을 가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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