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와 중앙일보가 최근 기자들의 소속 전환 작업을 진행하면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당장 중앙일보와 JTBC 중 한 회사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기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내부에선 여러 목소리가 분출하는 모양새다. JTBC와 중앙일보는 지난 주 설명회와 안내 메일을 통해 기자들에게 상황을 설명, 오는 9일까지 소속 전환 의사를 물어본 상태다. 이번에 소속 전환 절차를 밟아야 하는 대상자는 총 184명이다.
이번 소속 전환 작업은 지난 2020년 JTBC 재승인 과정에서 불거졌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2020년 11월, JTBC의 5년 재승인을 의결하면서 중앙일보 소속 기자의 파견 문제를 해소하라고 조건을 부가했다. 당시 보도총괄 등 직책 있는 기자를 포함해 JTBC 보도국 기자 대부분이 중앙일보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JTBC는 중앙일보와 업무대행 계약을 맺어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지만 방통위는 중앙일보 소속 기자들의 파견 문제는 방송사 운영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며 조건부여 이후 3개월 내 개괄적 이행계획을, 6개월 내 세부 이행계획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JTBC는 이행계획 준비 과정에서 방통위에 충분한 기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지속적인 실무협의를 거쳐 이달 말까지 파견 문제를 해소하기로 방통위와 협의했다. 이후 지난달 28일 기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했고 현재 데스크를 포함, 모든 기자들에게 안내메일을 보내 소속 전환 의사를 물어본 상황이다.
기자들은 그러나 “2년 넘게 손 놓고 있다가 한 달 만에 소속 전환 절차를 끝낸다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JTBC 기자들 대부분이 중앙일보 소속인 만큼 중앙일보에 잔류할지, JTBC로 전적할지를 오는 9일까지 선택해야 하는데 절차가 너무나 급박하고, 이 선택이 영구적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JTBC와 중앙일보는 ‘소속이 바뀌더라도 처우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구성원들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향후 발생할지 모를 임금 차이, 중앙 그룹 내 성과 평가, 회사의 비전과 미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 주어졌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한편으론 JTBC 기자로 전적할 경우 노조 가입 자격을 상실해 ‘노조 없는 기자’가 된다는 우려 역시 큰 상황이다. 현재 중앙 노조는 중앙일보와 JTBC 통합 노조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11년 JTBC 개국 때부터 신문·방송 기자 모두 중앙일보 소속 근로자였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이에 따라 JTBC로 소속이 바뀌면 노조 가입 자격을 상실하는 데다 경영 상황으로 짐작컨대 기자들의 고용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노조에선 이런 우려를 반영해 JTBC 근로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규약 변경을 추진 중이다.
일단 JTBC와 중앙일보는 오는 9일까지 기자들의 개별 의견을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잔류 또는 전적을 희망하는 구성원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되 매체별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체 간 배치 협의를 거쳐 3월 내 소속 전환을 완료할 예정이다. 구성원 모두가 희망하는 대로 소속이 정해질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중앙그룹 관계자는 “단순히 소속을 선택하라는 의미라기보다 소속 전환을 위해 개인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동의여부에 대한 의사를 묻는 과정이라고 이해해주었으면 한다”며 “의사를 확인해 배치 방안을 마련한 후 전적 동의서 작성 등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그룹은 신문·방송 콘텐트를 두루 다룰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자, 소속을 일원화하고 교류 인사를 시행해왔다”며 “방통위 가이드 준수를 위해 금번 소속 전환 절차를 진행하나, 소속 전환 이후에도 신방 통합 인재 육성 정책 기조는 유지할 예정이다. 향후에도 개인 동의를 받아 신문·방송 간 인사교류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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