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탄소 도시, 서울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 김현종 한국일보 정책사회부 기자 / 취재보도2부문

김현종 한국일보 기자

31%와 3.4%. 런던과 서울의 탄소 감축률입니다. 1990년에 비해 2019년에 얼만큼 탄소를 줄였는지 나타냅니다. 런던은 3122만톤, 서울은 4597만톤을 배출했습니다. 미국은 어떨까요. 뉴욕은 2019년에 최고점(2005년) 대비 29.1%를 줄여 5491만톤을 배출했습니다. 서울은 최고점(2007년)에 비해 8.2%밖에 줄이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도시 탄소중립을 취재하며 알게 된 서울의 현주소입니다. 20년 전부터 힘쓴 해외와 달리, 서울은 2005년에 감축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 시간에도 뉴욕시는 고강도 대책을 추진하고 있어서, 4년 후엔 서울보다 탄소를 적게 배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선 위기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2021년 강남 수서역 북공영 주차장의 태양광 발전소 건립은 주민 반대로 좌초됐습니다. 구청과 법원이 건설을 막았죠. ‘빛 반사’와 ‘전자파’가 이유였는데, 최근 미국·프랑스·일본 등은 주차장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주차장 등 도심 유휴부지에 재생에너지를 설치하는 건 자연을 파괴하지도 않으면서 탄소를 줄일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도 빛 반사와 전자파 영향이 거의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온이 속출하고 있고, 그에 따른 국제 환경 규제도 나날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피해는 분명 사회의 가장 약하고 낮은 곳부터 파고들겠죠. 이미 해외에서는 대전환에 따른 문제를 곳곳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 단계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 위기를 지혜롭게 통과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김현종 한국일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