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카메라기자로 생활하던 나에게 다큐 제작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었다. 섭외와 글 쓰는 법, 회사에 올려야 할 각종 문서들, 처음 접해보는 혼자만의 사투가 벌어졌다. ‘괜히 한다고 해서’ 이런 후회를 하루에도 몇 번은 했다. 그래도 홍두희 국장님과 함께여서 많은 위안을 얻고 시작했다.
석탄과 카지노로 대변되는 정선의 또 하나의 힘은 소리에 있다. 아리랑 하면 진도와 밀양을 떠올리겠지만 투박하면서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정선 아리랑이야말로 정선이 지닌 최고의 문화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지자체에서 여러 사업을 통해 홍보해 왔지만, 정작 사람들은 정선 아리랑에 대해 잘 모르고 지냈다. 그러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정선 아리랑을 조금 알리게 됐는데, 구전되고 계승되는 과정에서 경기민요와 섞이면서 올곧은 정선 아리랑의 소리를 듣기란 힘들어졌다.
그렇다면 진정한 정선 아리랑은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제작팀은 발품을 팔아 정선 곳곳을 다니며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고 소리를 들었다. 남사스러워서 못한다며 거절하는 어떤 분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반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결국 그분의 소리와 사연이 이번 다큐멘터리의 백미가 됐다. 사라진 것 같았지만 아직은 남아 있는 우리의 소리, 정선 아리랑의 가치를 재발견함으로써 정선군 지역문화 발전의 가능성을 찾게 됐다.
기회와 용기를 주신 MBC강원영동 직원들과 보도국 식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수고해주신 홍두희 국장님께 이 영광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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