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2022 부산 재발견’ 시리즈는 두 번의 도전 끝에 이룬 수상이어서 더 기쁩니다. 2009년 ‘新문화지리지-2009 부산 재발견’을 연재할 때만 해도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수정 증보판을 낼 수 있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은 13년 만에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시리즈 보도를 위해 꾸린 부산일보 특별취재팀은 정말이지 ‘특별’합니다. 신문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잘 알 겁니다. 편집국과 비편집국, 부서와 부서 간 칸막이가 얼마나 높은지를. 특별취재팀은 그것을 과감히 넘어섰습니다. 사내 기자상도 함께 수상하면서 받은 심사평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특히 편집국 타 부서나 타 국에 근무하는 선배 기자들이 본업을 병행하면서 부산 문화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현장 문화판에서 축적한 깊은 내공과 ‘팀워크’를 발휘했다는 점에서 후배 기자들의 귀감을 샀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왜 그랬냐고요? 속보 경쟁에 지친 지금은, 하나의 아이템 취재를 위해 한 달 이상 매달리는 작업은 좀체 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부린 오기였을 겁니다. 적나라한 지역 문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지만, 모든 결과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지역별 불균형이 여실히 드러난 불편한 현실도 직면했습니다. 그런데도 또 하나의 구슬을 뀄다고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다시 10년의 시간이 흘러서 세 번째 수정 증보판을 낼 즈음에는-이번 특별취재팀 참여 기자 중 절반 넘게 퇴직을 한 상황이겠지만-남은 후배들이 더 나은 기획으로 뒷받침해 줄 걸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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