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보도는 매운맛이 없는 게 맛이다.”(백영민 연세대 교수)
한국갤럽은 2013년 1월부터 ‘한국인이 가장 즐겨보는 뉴스 채널’을 분기별로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세월호 참사(2014), 국정농단·탄핵 국면(2016~2017), ‘조국 사태’(2019) 등을 거치면서 뉴스 채널 선호 구도는 크게 바뀌었다. 특히 변화의 폭이 가장 큰 방송사는 KBS와 JTBC, 그리고 MBC였다. 반면 YTN은 큰 변화가 없었다. 첫 조사가 이뤄진 2013년 1분기 YTN의 선호도는 12%를 기록했고, 10년 뒤인 2022년 4분기에도 13%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각종 신뢰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난다. YTN은 신뢰도 면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등락의 폭도 크지 않은 편이다.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매년 발표하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서 YTN은 2021년부터 2년 연속 한국의 주요 뉴스 매체 가운데 가장 높은 신뢰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YTN이 다른 뉴스 채널에 비해 비교적 일관된 이용률을 보이는 것은 YTN의 보도 성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있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지난 1일 한국언론학회 주최, YTN 후원으로 열린 ‘지속가능한 저널리즘 생태계와 보도전문채널의 역할’ 세미나에서 “YTN은 긍정적 또는 부정적 의미 양면에서 전형적 객관주의 보도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YTN의 전형적 객관주의 보도는 형식적 중립성을 강조하는 저널리즘으로 이를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으나 국내 종편과 디지털 미디어의 편향적 저널리즘 경향 속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주요 뉴스 채널 선호 집단별 정치적 성향을 분석한 결과 “YTN 선호자는 진보나 보수 어느 한쪽으로 쏠림이 덜한 편”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YTN의 보도 경향이 큰 틀에서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YTN 민영화 작업 때문이다. 정부는 ‘공기업 자산 효율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25년간 공기업이 대주주로 있던 YTN의 소유구조가 변화하면 YTN이 지켜온 보도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원식 교수는 “YTN 민영화를 하겠다는 것은 종편의 역사에서 봤듯이 자본의 경영 효율성 추구와 정치 권력과의 결탁 속에서 저널리즘의 품질 저하와 공론장의 전장(戰場)화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YTN의 정치색을 거론하며 민영화 추진의 당위성을 주장하는데, “방송사 민영화를 통해 정치 후견주의를 개선하겠다는 것은 허구”라고 홍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종편 허가에서 보듯이) 민영화가 정치후견적 체계의 일부로 작용한다”며 “정치후견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영방송의 자율성,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서수민 서강대 교수도 FOX, CNN 등 상업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의 민영 뉴스 채널들이 노골적인 당파성과 선정주의를 추구하며 “정치의 양극화와 제도에 대한 불신 등 민주주의를 심각히 훼손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의 유구한 전통과 민방에도 적용되는 미디어 공공성 관련 정책을 통해 민영 채널의 타블로이드화를 막아낸” 영국과 호주의 사례를 소개했다.
김진우 국민대 교수는 “시장의 압박과 정치세력의 압박 때문에 당파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면 그렇지 않은 언론이 하나라도 더 있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한편 YTN 1대 주주인 한전KDN(21.43%)과 4대 주주인 한국마사회(9.52%)는 정부 방침에 따라 YTN 지분 전량 매각을 각각 이사회를 통해 의결하고 현재 매각 주관사 입찰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한국경제신문, 한국일보(동화그룹), 국민일보(국민문화재단) 등 미디어 기업들이 YTN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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