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폐지 조례안 통과, 서울시 예산 삭감 등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TBS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두 달을 넘어가고 있다. 이강택 전 TBS 대표이사의 사표가 수리된 지 만 두 달, 신임 대표이사 선출을 위한 절차가 모두 끝난 지도 보름이 넘게 지났으나, 최종 발표는 아직이다. TBS 대표이사는 임원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 공개 정책설명회와 면접심사를 거쳐 2명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서울시장이 그중 한 명을 임명하게 돼 있다.
지난달 13일 시민평가단 100명을 대상으로 한 공개 정책설명회에 이어 16일 최종 면접심사까지 참여한 후보자는 총 6명으로, 임추위는 그중 배재성 전 KBS N 사장, 오필훈 현 TBS 대표이사 직무대행, 정태익 전 SBS 라디오센터장 등 3명을 서울시장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는 이 중에서도 정태익 후보가 유력하다고 지난달 17일 보도한 바 있다.
이번 TBS 사장 선임 과정은 주요 사항이 비공개거나 제한적으로만 공개돼 ‘시민참여 보장’이란 애초의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사장 선임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월 초에 TBS 대표이사 임명이 가능할 거라고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 시장은 TBS의 방향성 변화와 관련해 “교통방송이 계속 교통방송으로만 남을 것인지 아니면 보다 사회적으로 필요성이 생기는 분야에 좀 더 많은 방송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유용한 방송으로 거듭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새로운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있다”며 새 경영진 체제하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TBS 이사회와 TBS 사내 직능단체들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에서 의결된 폐지 조례안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1일 출범한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새 집행부도 동참 의지를 밝혔다. 송지연 신임 TBS지부장은 “행정소송은 우리의 일터와 언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지켜줄 마지막 카드”라며 “아울러 신임대표 취임 이후, 혹시 모를 부당한 간섭을 막기 위해 실본부장 임명동의제를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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