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평위 심의 참여단체 15곳서 18곳으로 확대
[제평위 출범 7년 만에 첫 개편]
지역언론학회·여성민우회 등 포함
단체 늘지만 위원단 정규 인원 줄어
정부, 제평위 법적기구화 추진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다음달 7기 활동 종료를 앞두고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양대 포털 뉴스의 입점·제재를 담당하는 심의위원회 참여 단체를 확대하고 위원 자격 요건을 신설하는 등 그간 제평위가 비판받아온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제평위 운영은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새 제평위 출범 시점까지 사실상 중단된다.
제평위 사무국은 지난 13일 심의위원들이 참석한 전체회의에서 ‘제평위 2.0’ 개편안을 공유했다. 해당 내용은 제평위의 연구의뢰를 받은 한국언론학회가 지난 2021년 12월 펴낸 ‘제평위 개선방안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평위 산하 운영위원회가 논의한 결과물이다.
제평위의 정책을 담당하는 운영위원회는 다음 기수부터 적용할 개편안을 지난달 잠정 확정했다. 먼저 현재 15곳인 심의의원회 참여 단체 수를 18곳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운영위가 제안한 신규 3개 단체는 한국지역언론학회, 한국여성민우회,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등이다. 제평위 사무국은 이들 단체에 참여를 요청한 상태다. 3개 단체가 모두 합류하면 심의위원회 구성은 생산자·전문가·소비자단체가 각 6곳씩으로 동률을 이룬다.
개편안을 적용하면 참여 단체는 늘어나지만, 위원단 정규 인원은 줄어든다. 지금은 15개 단체가 2명씩 추천해 총 30명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개편 후엔 단체당 1명씩 모두 18명으로 심의위원회를 꾸리고 추가로 전·현직 위원 100여명을 풀(pool)단으로 구성, 심사평가단 형식으로 입점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위원단 구성 개편과 함께 자격 요건 신설도 검토됐다. 그동안 각 단체가 추천한 인사는 특별한 제한 없이 최대 3년간 활동할 수 있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위원들의 전문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운영위는 개선방안으로 △언론사 취재·보도·편집 업무 5년 이상 종사 △언론 관련 연구자로 박사학위 소지 △언론 관련 시민활동 2년 이상 △언론 관련 법률 자문·상담 3년 이상 등 자격 요건과 △임기 내 제휴심사에 신청할 매체 관계자는 위원이 될 수 없다는 결격 요건을 마련했다.
제평위 사무국은 참여 단체가 확정되면 각 단체 대표자(또는 위임받은 자) 18명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제평위 2.0 출범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실제 제평위 운영에 적용할 내용과 시점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제평위 관계자는 “2.0 방안을 누가 언제 어떻게 적용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향후 단체장들로 구성될 운영위원회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나서야 공식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평위 내부에선 2.0 적용 시기를 오는 7월로 예상한다. 현재 활동 중인 7기 임기가 다음달 끝난 이후엔 최소 4개월간 제평위 운영이 중단된다.
제평위의 구조적인 변화는 지난 2015년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설립 목적대로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중복·저질(어뷰징) 기사 해소’ 같은 성과도 냈지만 심사 때마다 공정성, 폐쇄성, 위원들의 전문성 등을 비판받아왔다. 특히 지난 2021년엔 기사형 광고 2000여건을 노출한 연합뉴스를 포털에서 퇴출했다가 법원 판결로 원상복구한 사건으로 제평위의 위상이 크게 흔들렸다. 이후 정치권에서도 제평위를 압박하는 발언과 법안 발의가 이어졌다. 한 제평위원은 “연합뉴스 사건과 그 이후 대선 과정에서 제평위를 향한 비판적인 발언이 나오면서 개편 논의가 가열화했다”며 “논의 과정에서 심의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제평위의 법적기구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방통위는 ‘포털뉴스 신뢰성·투명성 제고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제평위를 법적기구로 편입하는 방안을 구체화하는 중이다. 방통위가 협의체 논의 결과물을 올해 안에 낼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제평위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개편 일정이 지연되거나 결국 실현되지 못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제평위원은 “정치권과 방통위가 제평위를 산하기관으로 가져가려는 움직임에 맞서서 포털이 대대적 개편이라는 강수를 둔 것 같다”며 “한동안 제평위 안팎에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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