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한국, 독자에 사과문... 한겨레 "철저하게 조사"

김만배 의혹 연루자들 해고·사표

  • 페이스북
  • 트위치

지난 13일자 중앙일보 2면과 한국일보 1면에 나란히 사과문이 실렸다. 두 신문사는 자사 간부가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와 금전거래를 한 데 책임을 통감한다며 독자들에게 사과했다.


중앙일보는 사과문에서 이 간부가 “법조기자와 논설위원 등을 거친 언론인으로서 직업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돈거래 의혹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 “2018년 8000만원을 김씨에게 빌려준 뒤 7개월여 만에 이자를 합해 9000만원을 돌려받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에 김씨로부터 1억원을 빌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자 지난 11일 “도의적 책임을 진다”며 사표를 제출했고, 중앙일보는 이를 수리했다.

지난 13일 김만배씨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일보는 사과문에서 “본사 뉴스룸국 간부가 김만배씨와 금전거래를 유지해온 사실을 확인했다”며 “지난 12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간부를 해고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2020년 5월 김씨로부터 주택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억원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 과정에서 이 간부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차용증을 썼으며, 김씨 구속에 따른 계좌 가압류 등으로 제때 이자 등을 갚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한국일보는 “이자 지급 시기, 이자율도 사인 간 거래에서 통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법률적 저촉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해당 간부는 뉴스 콘텐츠 제작 간부 등으로 있으면서 2021년 9월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후 김씨와의 금전거래 사실을 회사에 보고하고 신속히 해소할 직업윤리적 책무가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언론기관으로서 한국일보의 신뢰성,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재발방지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했고, 한국일보는 윤리강령 정비와 이해충돌방지 교육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시작될 한겨레의 뼈아픈 반성과 성찰이 한국 언론계 전체가 이해충돌의 가능성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고 언론인의 도덕, 청렴, 공정 의무를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난 11일 김만배 사건 진상조사 활동을 시작하며 김민정 위원장(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은 한겨레 구성원들에게 이런 메일을 띄웠다.


사내외로 확대개편한 진상조사위 명칭은 ‘편집국 간부의 김만배 사건 관련 진상조사위원회’. 지난 11일과 13일 두 차례 회의를 개최한 진상조사위는 해당 간부의 금전거래 사실 인지 여부 및 대응 과정에 주안점을 두고 당시 간부 및 관계자들에 대한 대면조사를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다. 또 해당 간부가 대장동, 김만배씨 기사와 관련해 편집 방향이나 기사 수정 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장동 사건이 터진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관련 기사를 들여다보며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3차 회의는 18일 오후 예정돼 있다.

진상조사위는 “철저한 조사를 원칙으로 하되, 조사위가 길어지면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겨레는 지난 9일 김만배씨와 9억원의 금전거래를 한 편집국 간부를 해고하고, 김현대 대표이사는 2월 초로 예정된 대표이사 선거에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확정되면 조기 사퇴하기로 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