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참여' 절차 사실상 무력화... 진통 겪는 TBS 신임 사장 선임

후보자 정책설명회 시민에 비공개
임추위, 설명회 후 별도 면접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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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예산 삭감과 지원 중단으로 존폐 위기에 몰린 TBS가 사장 선임 과정에서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3년 전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로 출범할 당시 도입한 시민 참여에 의한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사실상 무력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TBS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오는 13일 대표이사 후보자 6명을 대상으로 공개정책설명회를 실시한다. 각 후보자가 100명의 서울시민평가단 앞에서 정책을 발표한 뒤 질의응답을 거쳐 시민평가단의 평가를 받는 방식이다. 지난달 15~29일 TBS 대표이사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 임추위는 10명이 넘는 지원자 중 1차 심사를 거쳐 6명을 선발했다. 문제는 이 ‘공개’정책설명회가 일반 시민들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2019년 12월 TBS는 당시 대표이사 후보 정책설명회를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했는데 이번엔 일반에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컷뉴스 취재에 “생중계는 후보자들의 신상이 공개되기 때문에 후보자들의 개별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책설명회 사흘 뒤 임추위가 별도로 면접심사를 진행하기로 한 것도 시민평가를 요식행위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TBS 정상화를 위한 양대노조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은 10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시민평가 결과가 나온 이후 후보를 평가하는 것은 최종 평가에 정치적 고려가 포함될 수 있는 밀실 심사이자 편파 심사가 될 우려가 있다”며 “정책설명회와 시민평가단 평가를 유튜브와 TBS TV 생중계로 공개하고, 임원추천위원회 또한 같은 자리에 참석하여 시민평가단과 동시에 평가를 진행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정성과 투명성이 문제라며 TBS 지원조례가 폐지됐다. TBS 대표를 추천할 임원추천위원회도 같은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며 “TBS가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이번 대표추천 절차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TBS 임추위원은 모두 7명으로 서울시의회가 3명, 서울시장과 TBS 이사회가 각각 2명을 추천해 구성된다. 임추위에서 시민평가단 점수를 40% 이내로 반영해 고득점순으로 2배수를 추천하면 서울시장이 최종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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