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차기 사장 선임, 시민평가단 도입

30일 지원서 접수 시작
내달 21일 내정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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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10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신임 MBC 사장 선임 절차와 일정을 확정했다. 방문진은 수차례의 정책간담회를 통해 지난번과 거의 유사한 사장 선임 기준과 절차를 마련했다고 이날 이사회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20년에 이어 이번 사장 선임 때도 국민이 MBC 사장을 뽑는 시민평가단 제도가 도입된다. 다만 2020년엔 시민평가단 구성까지 마친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최종적으로 제도 시행이 무산된 바 있어, 시민평가단 운용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 될 전망이다.

방문진은 오는 17일 임시이사회에서 시민평가단 관련 업체를 선정하며 본격적인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MBC 사장 공모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오는 25일 방문진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이며 지원서는 30일부터 2월2일까지 4일간 접수받는다. 2월7일엔 정기이사회에서 응모자 전체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해 사장 예비 후보자 3명이 결정되며, 이후 시민평가단의 평가절차가 진행된다.


150명 이상으로 구성된 시민평가단은 2월18일 후보자 3명의 정책토론회를 듣고 투표를 통해 사장 후보자를 2명으로 압축한다. 방문진은 2월21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후보자 2명에 대한 면접과 결선투표를 진행해 최종 사장 내정자를 결정한다. 내정자는 2월23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MBC 사장으로 확정된다.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과정 전체에 대해선 이사님들 전부 동의하셨고, 다만 두 분의 이사님께서 시민평가단을 구성하는 문제에 이견을 밝히셨다는 점을 기록으로 남긴다”며 “이번 사장 선임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 시민이 참여하는 이유는 실제 공영방송의 주인이 시민이라는 정신의 발로라고 생각하며, 그런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흔들림 없이 시민평가단 제도를 투명하게 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이번에 방문진이 의결한 시민평가단은 3년 전 추진했던 방안과 큰 틀에서 차이가 없지만, 그 규모를 150인으로 늘리면서 불안정성을 해소하고자 했다”며 “KBS가 이미 세 차례 시민자문단을 운영하면서 이들의 평가를 최종 선정에 40% 반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시민평가단의 평가를 정량적으로 반영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지만, MBC 사장 선임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 참여를 본격화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MBC 신임 사장 선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정부 여당은 물론 적폐 시절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주역들이 주축이 된 관변 단체들이 시민평가단을 흔들고, 사장 선임 전반을 부정하려 들 것이다. 방문진은 시민평가단 도입이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역사적 첫걸음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시민평가단이 온전히 정착할 수 있도록 정관 개정 등 제도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선 감사원이 최근 방문진을 현장 조사하겠다고 통보한 데 대한 대응방안도 논의됐다. 지난해 11월24일 공정언론국민연대가 방문진이 MBC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는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는데, 감사원이 이에 대한 방문진의 답변서가 부실하다며 오는 12일부터 6일간 현장 조사를 하겠다고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공문서를 달라는 방문진의 요구에도 감사원이 이를 회피하고, 현장 조사에 대한 법적 근거도 미흡해 이사들은 먼저 현장 방문에 대한 법적 근거를 감사원이 공문으로 분명하게 밝혀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 부실한 답변서에 대해선 추가로 소명하겠다는 의견을 감사원에 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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