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93) 빛으로 전해드리는 행복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엄마! 내일 평근? 야근? 늦게 퇴근해?” 새해 첫날, 엄마 ‘껌딱지(?)’인 초등학생 두 아이가 저를 꼭 껴안고는 사랑스러운 눈으로 물어봅니다. 아이들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엄마 아빠 몇 시 퇴근?’입니다. 행복의 기준이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라고 하네요.


제 행복의 이유 역시 ‘아이들’ 입니다. 돌 지나서까지 엄마에게서 0.001mm라도 떨어지기만 하면 동네 떠나가라 울던 큰 아이, 순하고 방긋방긋 잘 웃어서 ‘둘째의 생존 본능’이라는 걸 알려준 작은 아이가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매일 행복합니다. 뷰파인더로 바라보는 세상이 꼭 아름답지만은 않다 보니 가끔 지치기도 하는데요. 엄마가 힘들어 보일 때면 머리를 ‘쓰담쓰담’하며 위로해주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아이들, 애들 아빠와 함께 새해 소원을 빌며 야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참 예쁘더라고요. 사진기자가 취재할 때 초점이 또렷이 맞아야 ‘이것이 보도 사진이지’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행복한 이 순간 카메라 렌즈의 자동 초점을 잠시 끄고 셔터를 눌러보았습니다. 올 한해 빛으로 전해드리는 행복과 함께 모두에게 반짝이는 날들이 펼쳐지길 기대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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