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스콘텐츠 방향 키워드는 품질‧균형‧실험"

[2023 신년사]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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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철 한국일보 사장

사랑하는 한국일보 임직원 여러분.

2023년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오늘.

저는 아주 흥분되고 영광된 마음으로, 동시에 매우 엄숙하고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취임 후 지난 한 달여 동안 한편으론 선배들이 땀과 열정으로 만들어온 과거의 한국일보를, 또 한편으론 후배들에게 물려줄 미래의 한국일보를 생각하며, 과연 CEO로서, 또 발행인 편집인으로서 제게 주어진 소명은 무엇인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오늘 신년사 겸한 취임사를 통해 제가 생각한 바를 몇 가지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한국일보는 뉴스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저는 우리 한국일보 뉴스콘텐츠 방향과 관련해 각별히 세 가지 키워드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품질입니다.

우리는 뉴스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 모든 생산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품질입니다.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품질 낮은 콘텐츠를 독자 앞에 내놓을 수는 없습니다.

격조 없는 콘텐츠를 독자에게 권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미디어 경쟁에서 패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기사든 칼럼이든 영상이든, 품질은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첫번째 조건임을 강조합니다.

두 번째는 균형입니다.

한국 사회는 심각한 균열사회입니다.

점점 더 갈라지고 찢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 사회가 좀 더 건강해지려면 중도영역이 두터워져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것이 한국일보의 소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국일보가 지향하는 중도는 단순한 기계적 중도가 아닙니다.

사회가 기울어지지 되지 않도록 균형을 모색하고, 현실에서 작동가능한 대안을 찾아가는 미래지향적 중도, 사회통합적 중도입니다.

저는 그게 한국일보의 미래이고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확신합니다.

균형 잡힌 정론매체가 되기 위해 우리는 고도의 전문성과 현실 감각, 열린 자세를 반드시 견지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실험입니다.

취재 현장은 피 말리는 전쟁터입니다.

매일매일 성적표를 받아야 하는 건 우리 직업의 숙명입니다.

하지만 순간의 승부가 아무리 중요해도, 때론 피로감이 몰려온다 해도, 새로운 것에 향한 도전과 낯선 길로의 여정이 멈춰선 안 됩니다.

지금 같은 예측불허의 언론환경에서,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은 현상 유지가 아니라 후퇴입니다.

우리는 실험해야 합니다.

실험은 특정 TF팀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콘텐츠든 플랫폼이든, 혹은 영업과 판매, 경영 지원 분야든 한국일보 어디서든, 항상 혁신을 향한 몸짓이 꿈틀거리고, 실험의 불빛이 켜져 있기를 바랍니다.

품질과 균형, 실험이 이어지고 구현될 수 있도록 저와 회사는 지원하고 격려할 것입니다.

최근의 언론환경, 그리고 올해 경제 환경이 얼마나 엄혹한지는 새삼 설명이 필요없을 것입니다.

온통 우울한 전망 뿐입니다.

하지만 비관할 필요는 없습니다.

겁먹을 이유도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수없이 많은 난관들을 겪어오지 않았습니까.

특히 동화와 함께한 지난 8년 동안 한국일보는 더 단단해졌고, 구성원들은 더 강해졌습니다.

오히려 힘들고 어려울 때가 변화와 도약의 돌파구를 찾는 적기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번 취임서신에서도 간략히 언급했습니다만

한국일보의 변화와 도약을 위해 저는 두 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디자인과 디테일입니다.

디테일이 빠진 디자인은 공허합니다.

디자인 없는 디테일은 조잡합니다.

잘 그려진 디자인에, 섬세한 디테일을 얹을 때, 비로소 명품이 될 수 있습니다.

뉴스 콘텐츠도 그렇고, 광고 사업 판매도 그렇고, 경영지원도 그렇습니다.

우리에겐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이 모두 필요합니다.

기획력과 실행력 모두 필요합니다.

숲도 보고 나무도 볼 뿐만 아니라. 그 나무의 가지와 열매, 뿌리까지도 봐야 합니다.

승부는 거기서 갈립니다.

저도 한 손에는 망원경을, 다른 한손에는 현미경을 들고 일하려고 합니다.

망원경으로 넓고 멀리 보면서, 현미경으로 하나하나 점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일보가 더 강한 조직,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는 조직이 되고,

나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언론사,

영향력이 커지는 언론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한국일보 안에서

우리 구성원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더 고민하고 대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귀한 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랜 세월 함께 해온 선후배 동료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더 나은 한국일보를 위해 함께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23년1월3일

한국일보 사장 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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