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제치고 최대전력원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올해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급상승해 3년 이내 신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제치고 지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전력원이 된다니, 역시 오늘날 전세계가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흐름의 한 가운데를 통과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국내 교육과 미국 3개 도시 연수까지 지난 11월24일부터 12월5일까지 열흘 동안 한국기자협회의 신재생에너지 연수에 참여했다. 한국 기업 한화의 미국 내 공장들을 돌아보며 기업인들과 대화하면서, 해외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해외 시장을 개척해가며 미래 경쟁력을 찾아가는 한국 에너지 기업의 현주소를 확인했다. 현장에서 만났던 미국기업인은 “에너지 전환 흐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가까운 미래, 화석연료의 사용 방식이나 그 의존 정도가 줄어들 경우 자연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수소’를 활용해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을지 앞으로도 면밀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경제 ‘안보’가 화두인 시대, 조태용 주미대사와의 대화도 매우 흥미로웠다. 국익을 위해 치열하게 협상해야 하는 외교관의 목소리를 통해 미국과 중국, 한국 등 세계 경제 강국의 수싸움은 긴장감이 넘쳤고, 한국에서 관련 기사를 쓸 때도 더욱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을 듯 했다.
해외취재를 갈 때 국내에서 사전 취재를 열심히 하고 갈수록 취재가 수월한 것과 같이, 해외연수 역시 국내에서 학습을 마치고 가는 것이 중요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한국기자협회에서 이틀 동안 준비한 국내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재생에너지와 국내외 에너지정책, 기후위기 대응 등의 관련 공부를 집중해서 할 수 있었던 점은 매우 유익했다. 특히 다른 연수프로그램과 달리 전문기자들을 위한 수업이었기 때문에 과거 한국의 에너지 정책과 재생에너지 현장을 오래 보고 내공이 누적된 전문가들이 총출동한 강사진 덕분에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에너지취재를 하다 보면 작은 팩트에 매몰돼 정책의 역사성, 과거의 실패사례나 맥락 등을 모르고 부족한 기사를 썼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전문가들과의 대화는 흥미로웠다.
연수 기간 풀지 못한 고민은 한국에서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한국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는 어떤 힘으로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것인지 더욱 궁금해졌고, 고개를 들어 자유롭게 하늘을 볼 수 있는 넓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느낄수록 좁은 땅에 많은 인구가 몰려 사는 한국에서는 어떻게 재생에너지를 확대해갈 수 있을지, 환경에 유해하지 않으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믹스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더욱 고민하게 됐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일상을 잊고, 해외연수를 다녀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번 신재생에너지 연수에 참여한 많은 기자들과 나눈 추억은 큰 선물이었다. 6일 동안 미국 3개 도시를 방문하는 빠듯한 일정에도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준 한국기자협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