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현장에는 몇 줄 기사에 담기지 않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평소 작업장은 어떻게 운영됐는지, 직원들 처우는 어땠는지, 피해자는 어떤 사정으로 사고 현장에 나와야 했는지 등입니다. 그래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때면 되도록 현장을 찾아 이 이야기들을 입체적으로 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평택 SPC 계열사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미흡한 안전 조치, 격무에 시달렸던 노동 환경, ‘덮기’에 급급했던 사측의 대처. 비극의 현장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항상 비슷합니다. 그럼에도 유사한 사고는 수년째 반복되었고, 여론은 또다시 공분했습니다.
괴롭습니다. 더 이상 누군가의 비극을 입방아에 올리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음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계속 취재해야 합니다. ‘현재 진행형’인 사고 관련 조사와 책임 소재 규명 과정은 물론, 제도권이 약속한 방지책들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점검하겠습니다. 어딘가 말 못할 이야기를 품고 살아가는 노동자들을 먼저 찾아 그들의 창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공적에 대한 평가보다는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을 환기하는 의미로 수상작에 선정됐다고 생각합니다. 노동 현장의 뿌리 깊은 안전 불감 문제가 해소되도록, 취재 열기가 오랫동안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막내 기자로서 외압과 딜레마를 마주할 때마다 공익을 우선하는 태도를 일깨워주신 사회교육부 선배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더 잘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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