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대표가 TV까지 겸임하는게 독립경영인가"

[연합뉴스TV 노조 1인 시위 100일]
노조 "광고영업부서 일부 이관으로
이익 줄었다며 협약금 더 늘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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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 사장은 제발 결단해라!”


100일간의 외침은 응답받을 수 있을까.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TV지부가 1인 시위를 벌인지 100일째인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엔 ‘연합뉴스TV는 정상적인 회사가 돼야 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일일 무료노동상담·타로카드 등 이벤트 천막도 펼쳐졌다. ‘1인 시위 100일차 기자회견’과 함께 노조가 그동안 응원해준 조합원들을 위해 마련한 조촐한 자리였다.


이선봉 연합뉴스TV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기간 1인 시위를 하게 된 건 최대 주주인 연합뉴스와의 업무 협약이 개정되지 않으면 구성원 처우 개선은 어렵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며 “가장 더울 때 시작해 가장 추울 때 마무리하게 됐다. 이제 1인 시위를 마무리하지만 더 강한 투쟁으로 나가기 위한 도약의 발판을 오늘 이 자리에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언론노조 연합뉴스TV는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최대주주인 연합뉴스와의 합리적인 업무협약 개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 10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지부장 말대로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연합뉴스TV와 연합뉴스 간 업무 협약 개정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2011년 개국부터 연합뉴스TV는 광고영업 대행 수수료·방송 제작 및 지원·인사교류·영상물저작권 등 150억~180억원 상당의 협약금을 매년 연합뉴스에 지급해왔다. 지난해 연합뉴스TV의 매출액은 862억원, 인건비는 168억원이다. 노조는 회사 매출액의 약 20%를 차지하고, 인건비를 상회하는 금액이 협약금 명목으로 연합뉴스로 흘러가면서 구성원의 처우개선과 경영정상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본다. 지난해 12월 협약 계약이 끝나면서 양사는 새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올해 내에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100일 외침의 일부 성과는 있었다. 노조의 요구 중 광고영업 직접 시행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합뉴스TV는 광고영업 기능을 연합뉴스에 맡기고 있어 운영 독립성에 타격이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9월 연합뉴스TV는 조직개편을 통해 방송사업국, 광고비즈니스팀을 신설하고, 광고영업 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성기홍 연합뉴스TV 사장은 경영쇄신안을 통해 임기 내 연합뉴스에 맡긴 광고영업 기능을 모두 연합뉴스TV로 이관시킨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연합뉴스TV지부는 지난 2일 성명에서 “‘광고영업 부서의 일부 이관으로 연합뉴스의 이익이 줄어들었으니, 이를 상쇄하기 위해 협약금을 더 늘려야 한다’는 협상장의 소식을 접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노조는 연합뉴스에서 온 파견 근무자가 여전히 연합뉴스TV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고, 연합뉴스TV 정규직 인건비가 연합뉴스 파견자의 58.1%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그동안 1인 시위에 함께한 연합뉴스TV 구성원과 연대를 이어온 타사 노조위원장 등 30여명이 자리했다. 나석채 언론노조 MBN지부장은 “인건비보다 많은 비용을 협약금이라는 미명하에 빼가는 것을 누가 용인을 하겠느냐”며 “최대 주주사인 연합뉴스 대표가 연합뉴스TV의 대표를 겸임하는 행태는 독립 경영에 반하는 것으로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고 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여름에 시작한 싸움이 엄동설한이 돼서도 중단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며 “경영진은 연합뉴스TV지부 구성원의 절규를 침묵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답을 주셔야 한다. 성실한 대화의 테이블을 만들고 그 테이블 속에서 당장 풀 수 있는 것들과 장기 과제인 것들을 분리해내고 합리적인 논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선봉 지부장은 앞으로 노조 대응 계획에 대해 “현재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하고 있다. 편성·보도·제작 책임자 임명동의제 등 노조가 물러설 수 없는 10가지를 이번 1인 시위 100일을 맞아 밝혔다”며 “사측이 다음 본 교섭에서 답을 가져왔으면 하고 협약 개정도 좋은 결과가 있도록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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