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자들이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에 참여한 학계 연구자들이 ‘고의감점 의혹’으로 부당한 수사를 받고 있다며 검찰의 수사 중단을 촉구하는 연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검찰은 2020년 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종편 재승인 심사과정에서 일부 심사위원이 점수를 고의로 낮췄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앞서 지난 9월7일 감사원은 ‘고의감점 정황을 포착했다’며 검찰에 사건을 넘겼고, 같은달 23일 검찰이 방통위 사무실과 해당 심사위원들의 자택,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17일에도 방통위를 추가로 압수수색하고, 당시 재승인 업무를 맡았던 방통위 직원과 심사위원 등을 같은 날 소환 조사했다.
검찰의 수사를 받는 심사위원 가운데 는 언론학계가 추천한 학자들이 포함돼있다. 언론학계는 정상적인 심사 절차에 따른 점수 수정을 두고 검찰이 강압수사를 하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검찰 수사가 이어지자 한국언론정보학회와 지역언론학회, 미디어공공성포럼은 이달 초 ‘언론학자 탄압규탄 및 수사 중지 촉구를 위한 범학회 대책위원회’(대책위)를 출범해 이달 30일까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책위가 내세운 서명운동의 취지와 요구 사항은 △동료 연구자에 대한 수사 중지 촉구 △동료 연구자의 권리 보호 및 피해 지원 △사태 재발 방지 및 사태 책임 규명 △학계 및 학자 위상 재정립 등 4가지다.
대책위는 “우리 학자들은 정부의 요청으로 학회의 추천을 받아 심사·자문·평가에 임할 때 학자적 양심에 따라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전문성을 발휘해 왔다”며 “최종 제출 전 점수의 수정은 심사위원의 고유 권한이며 이전보다 강화된 절차를 준수했음에도 불법 조작 정황으로 매도하는 감사원의 행태는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다. 공식 감사 결과 발표도 없이 범죄자 취급하듯 학자들을 압수수색에 이르게 했다”고 했다.
대책위는 “감사원 감사와 검찰의 수사로 방송제도의 근간인 방송사업자 재허가·재승인 제도가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며 “학계 구성원 누구나 전문성과 양심에 따라 공적 서비스 요청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학문공동체의 적극적인 보호와 대응 노력에 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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