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기업 보유 YTN 지분 31% 전량 매각 확정

11일 공운위서 의결… 언론노조·YTN지부 "재벌·전경련 방송 단호히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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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YTN 사옥. /연합뉴스

정부가 공기업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 매각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제1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YTN 지분 매각을 포함한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전KDN이 보유한 21.43%와 한국마사회 9.52% 등 YTN 지분 30.95%가 시장에 나오게 됐다. 기재부는 “기관 자율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투자심의회와 이사회 의결 등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절차를 준수”하도록 했다. 매각 실행은 윤석열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7년까지 기관의 연차별 계획에 따라 차례로 추진하도록 했다.

YTN 지분은 ‘블록딜’(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주식 대량 매매) 방식으로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YTN 지분 5%를 확보한 한국경제신문을 포함해 호반건설, 사모펀드 등이 YTN 지분 인수 대상으로 거론돼왔다. 어느 쪽이 됐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줄곧 공기업이 최대주주였던 ‘준공영’ 형식의 YTN 소유구조는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YTN 노사는 이를 ‘민영화’가 아닌 ‘사영화’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계획 중 일부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정부는 공공기관 효율화라는 명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당장 드러날 ‘웃기는 거짓말’”이라며 “특정 자본에 막대한 특혜를 주려는 음모이고 영원한 자기 편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YTN의 최대주주를 공기업에서 특정 자본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언론의 공공성을 내팽개치는 정치적 폭력일 뿐”이라며 “단 한 차례 사회적 논의도 없이 단 두 달 만에 속전속결로 최대주주의 팔을 비틀어서 YTN을 탐욕적 자본의 품에 던지려는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바로 잡는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사회적 책임이자 의무”라며 “그것이 정부라 할지라도 두려움 없이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시민의 눈과 귀가 돼야 할 공적 소유구조의 보도전문채널을 재벌 채널, 전경련 방송, 건설 자본 방패막이로 만들려 하는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산업 자본의 YTN 장악은 YTN을 넘어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는 대한민국 언론의 자율성, 독립성, 공정성에 조종을 울리는 치명타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명분도, 실리도 없는 YTN 지분 매각 시도를 지금이라도 중단하라”고 밝혔다. 또한 “사익 추구와 여론 시장 장악을 위해 YTN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자본들은 헛된 욕심을 접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는 방송사업자 최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 권한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해서도 “부박한 산업 자본에게 YTN 주식이 넘어가지 않게 단호한 입장을 밝혀라”라고 요구하며 “정치권은 국민 자산인 공기업의 YTN 지분이 한줌 재벌과 산업 자본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민영화 방지법 적용 대상에 YTN 소유 지분을 반드시 포함시키는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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