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공동포털 추진… 기록 통해 시행착오 줄일 것"

언론재단 '디지털 뉴스 유통구조 개선 방안' 연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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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의 뉴스 유통구조를 지적할 때마다 나오는 대안이 있다. 바로 언론사들이 공동으로 뉴스 포털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포털은 수익 추구가 우선인 기업이기에 ‘언론사 공동 뉴스 포털’을 추진해 언론사들이 수행해야 하는 공적 기능과 책임을 구현하자는 논리다. 하지만 언론사들 상당수가 포털로부터 얻는 당장의 수익 감소를 감수하기 쉽지 않고, 서로 경쟁하는 구도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어려워 그동안 공동 뉴스 포털은 문제제기만 있었지 실제 추진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관련한 논의 과정 자체도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를 감안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올해 초부터 언론계, 언론 유관기관,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디지털 뉴스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포럼’을 구성, 언론사 공동 뉴스 포털의 현실적 추진 방안을 검토해 왔다. 지난 2월28일부터 7차례의 회의를 통해 기사 제공 방식이나 기사 배열 방식, 언론사 참여 동인, 진입 심사 기준과 기사 제공료 지급 방안 등 폭넓은 논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최근 ‘디지털 뉴스 유통구조 개선 방안’이라는 이름의 연구서를 발간해 논의 과정 전체를 기록으로 남겼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7월 '언론사 공동 뉴스 포털'과 관련한 의견을 듣는 중간 세미나를 개최했다.


연구서에 따르면 포럼 위원들은 공동 뉴스 포털의 기본원칙으로 △공공성 △다양성 △지역성 △독립성 △차별성 등 5가지를 선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우선 기사 제공 방식과 관련해선 아웃링크(언론사 페이지로 바로 연결)를 기본으로 하되, 과도기 동안만 인링크(포털 내 유통) 제공을 혼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결론 냈다. 언론 산업의 경쟁력을 본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길은 아웃링크 도입이지만, 이용자들의 편의성과 아웃링크 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언론사들의 준비시간을 고려해 일정기간 인링크 방식을 혼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위원들은 판단했다.


기사 배열과 관련해선 ‘사람 배열’, ‘알고리즘 배열’, ‘기초 원칙 배열’ 등을 검토한 끝에 최신 순 등 기초 원칙 배열로 하되 사람과 알고리즘 배열을 일부 병행하자고 결론 내렸다. 또 참여 언론사 수와 기준에 대해선 심사를 통해 일정 개수 언론사만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기사 제공료 지급 방식과 관련해선 참여 언론사에게 기본 기사 제공료를 지급하되 각 언론사의 취재 역량 및 전체적인 기사 품질을 평가해 추가 제공료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에 공동 뉴스 포털 내 광고 등을 제휴해 언론사와 트래픽에 대한 수익을 공유하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다.


위원들은 언론사별 최소 노출 보장을 위한 여러 대안도 논의했다. 위원들은 여러 기사 분류 중 언론사가 선호 분류를 선택하고, 이 분류에선 해당 언론사의 기사가 더 잘 노출되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종합지의 경우 분류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지만, 기존 포털에서 이용자에게 잘 보이지 않던 매체의 기사가 더 드러나도록 해 저널리즘 다양성 제고에 이바지하겠다는 취지다. 지역 매체의 경우 이용자가 선호 지역을 직접 선택하면 기사 노출도가 늘어나는 방안이 논의됐다. 위원들은 또 이용자 맞춤형 및 구독형 서비스는 확증편향을 만들 수 있고, 이미 포털에서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기에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


포럼 위원들은 공동 뉴스 포털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그 결과 공동 뉴스 포털을 위한 별도 조직을 언론재단에 신설한 후 여러 협회들과 논의해 운영위원회에 운영 권한을 이양하기로 합의했다. 운영위 조직 내에 현재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와 같은 제재 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에도 많은 위원들이 공감했다. 이른바 ‘어뷰징’ 문제와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한 사후 모니터링 제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다만 이러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연구서는 공동 뉴스 포털과 관련해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다고 밝혔다. 먼저 예상되는 난관은 언론사들의 참여를 실제로 이끌어낼 수 있는가이다. 규모가 큰 언론사 입장에선 공동 뉴스 포털의 제공료가 ‘푼돈’에 그칠 수 있고, 기금 등을 투입한다 해도 한정된 예산에 참여 동인이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존 포털 등 대체재가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과연 공동 뉴스 포털을 이용할지 의문이고, 오히려 이용자가 많아질 경우엔 언론사들이 어뷰징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다고 연구서는 지적했다. 포털의 구축과 지원을 공공영역이 담당할 경우 정부 입김이 미칠 수 있다는 비판, 그리고 예산 확보 및 지속적 운영을 위한 관련 법안 신설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연구서는 전했다.


언론재단은 “예상되는 난관들이 많다”며 “실제 추진을 위해선 언론계를 비롯해 관련된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다만 향후 정책 결정 등이 이뤄질 경우 이 기록을 바탕으로 상당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준비 기간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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